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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세계와 通하다] 한식 세계화 아직 미풍 수준… 고품격 이미지 확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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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세계와 通하다] 한식 세계화 아직 미풍 수준… 고품격 이미지 확립부터

입력
2012.12.1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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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우 푸드, 저열량식, 발효음식. '웰빙 푸드'의 특징을 골고루 갖춘 한식의 세계화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다른 문화ㆍ산업 분야에 비해 한식의 한류 바람은 아직 미풍에 그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한식세계화지수'를 개발해 지난 4월 5개국 5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식은 조사 대상 12개국 가운데 7위에 머물렀다. 조사는 39개 항목으로 구성됐는데 이미지, 가격 대비 품질, 서비스 등에서 모두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해외에서 한식의 가치와 매력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푸드 한류를 위해서는 우선 고품격 이미지 확립이 시급하다. 현재 해외의 한식 레스토랑은 약 1만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대부분 교민과 관광객을 상대로 한 영세 업체이다. 그마저 과당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상 푸짐하게 차려 내는 문화도 외국인들에겐 질 낮은 음식으로 비쳐질 수 있다. 서양인들에겐 '사이드 디시(side dish)'를 공짜로 먹을 수 있는 곳은 곧 싸구려 식당이다. 10가지 반찬보다 요리사의 자존심을 건 한 방울의 소스를 가치 있게 여기는 눈높이에 맞춘 한식 레스토랑이 많아져야 한다.

현지화와 대중화도 중요한 과제다. 일본의 사시미(회)나 아랍의 쿠스쿠스 등이 세계화하는 과정에서, 본래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현지인의 정서에 맞는 음식으로 변모한 과정을 주목해야 한다. 비싼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한식을 맛볼 수 있는 창구도 필요하다. 미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김치 타코(김치와 멕시코 음식을 결합한 패스트푸드) 트럭이 푸드 한류의 좋은 사례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이런 해외의 현실에 기반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2009년 '한식 세계화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올해까지 800억원 가까운 예산을 썼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대규모 사업 추진보다 해외 한식당 인증제 등 지속적인 품질 관리와 한식의 해외 진출에 필요한 정보 수집, 메뉴 개발, 마케팅 등 실질적인 부분에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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