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5년 안에 인간처럼 5감(다섯 가지 감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 정보기술기업 IBM은 17일 발표한 ‘5년 내 실현될 5가지 기술’(5 in 5)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에 적용되는 컴퓨터 기술이 2017년까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모방하고 확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BM은 “5감 인지 기능을 갖춘 컴퓨터는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대신 학습한다”며 “이를 이용하면 슈퍼맨이 아니라도 초감각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IBM의 연말 혁신기술 전망은 올해가 7년째인데 2008년에 전망한 인간과 컴퓨터 간 대화 기술은 애플의 ‘시리’로 실현되기도 했다.
시각 컴퓨터는 지금도 사진 등 간단한 시각 정보를 인지할 수 있지만 인간의 시각에는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는 사물 등 시각 정보를 미세한 단위로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지금은 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면서 정보를 얻으려면 스마트폰 등에 단어를 입력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그림을 보여주기만 하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컴퓨터가 엑스레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의료 정보도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청각 소리의 진동과 주기 등을 분석해 인간이 알아채지 못하는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아기의 울음소리를 분석해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컴퓨터의 정밀한 소리 분석 기술이 통역을 대신해 다른 언어 사용자의 의사 소통을 쉽게 할 수도 있다. 소리의 변화를 측정해 산사태나 다리 붕괴의 조짐을 읽을 수 있다.
후각 컴퓨터 등의 센서가 인간의 호흡에서 냄새와 분자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알아낼 수 있게 된다. 의사들이 천식, 신장질환, 간질 등의 진단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냄새로 유해 박테리아를 감지하고 하수시스템의 오염도를 측정할 수 있다.
미각 컴퓨터가 인간이 선호하는 맛을 내는 조리법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 영양이 고르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고 당뇨병 환자가 일정 혈당량을 유지할 수 있는 식단을 짤 수도 있다.
촉각 컴퓨터의 촉각 능력이 특정 촉각의 인식뿐 아니라 표현도 가능할 정도로 발전한다. 컴퓨터는 압력, 자외선, 센서 등을 통해 비단, 면 등 다양한 천의 질감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 화면의 진동 기술을 활용하면 사용자가 화면을 만지면서 천의 질감을 느낄 수 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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