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으로선 해외 주재 근로자의 납치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충격과 당혹감이 크다. 현대중공업측은 납치 근로자의 안전과 무사귀환을 최우선 목표로, 전사적 총력전에 나섰다.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은 피랍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18일 오전 울산 본사에서 긴급 회의를 주재하고 사태 파악과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회사는 본사 플랜트본부에 긴급대책상황실을 마련하는 한편, 나이지리아 공관과 지사 등을 활용해 원활한 협조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 천인수 플랜트본부장(부사장)을 사고 지역에 급파해 현지 대책을 지휘하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피랍 근로자들은 현대중공업이 현재 나이지리아 바옐사주 브라스섬에서 진행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현지에 머물고 있다 변을 당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바옐사 주정부와 플랜트 설비 제작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회사 측은 "(피랍 근로자들이) 플랜트 건설에 들어가는 기자재를 만드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브라스섬에는 현대중공업의 나이지리아 전체 근로자 38명 중 6명이 체류해 왔다.
피랍자 가족들은 모두 울산에 거주하고 있다. 큰 충격을 받았으며, 언론 노출을 자제한 채 회사 측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은 금전으로 인한 피랍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나이지리아의 특성상 이번 건도 외국인을 상대로 돈을 갈취하려는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납치 세력으로부터 연락이 없어 정확한 요구 사항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족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한 만큼 피랍 근로자들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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