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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른 고입 전형에 중3 교육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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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빠른 고입 전형에 중3 교육 파행

입력
2012.12.1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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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입 일정이 빨라 여기에 맞춰 시험을 치니 이후 분위기가 엉망이 될 수밖에요. 아이들은 시험이 없다보니 ‘왜 배워요. 공부하지 말아요’ 하고 아우성이네요.”

서울의 한 중학교 3학년 담임 양모(33) 교사의 하소연이다. 11월 초 기말고사를 마친 이 학교 3학년은 평소처럼 오전 8시30분에 등교해 오후 3시쯤 집에 간다. 양 교사는 중간고사를 끝내자마자 기말고사를 치르는 바람에 채 나가지 못한 분량을 가르치고는 있지만 아이들이 좀체 따라오지 않는다. 양 교사는 “고입 일정을 늦추든가, 학부모 요청처럼 고입 선행학습이라도 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0월 말~11월 초 마지막 시험까지 모두 치른 서울시내 중학교 3학년 교실이 올해도 파행을 빚고 있다. 수년째 반복돼 개선책도 나왔지만 뾰족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중3 학생은 “대부분 과목이 기말고사 전 진도를 다 끝내 종일 영화만 보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의 수명중 김창학(53) 교사는 “3학년의 경우 8월 말 개학해서 10월 말까지 중간ㆍ기말고사를 다 끝내고, 이후 두 달을 논다”고 말했다.

경기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구리시 중3 김모양은 “대부분 선생님이 영화를 틀어줘 많이 볼 땐 하루에 3~4편을 보기도 했다”며 “기술가정 시간에 바느질을 하는 등 교과에 맞는 실기수업을 하기도 하고, 수학 시간에는 못 나간 진도를 나가는 것이 고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파행은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사립고, 특성화고 등 전기고 입학 전형이 대부분 11월 중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11월 16일까지는 전기고의 신입생 선발에 필요한 중학교 내신 성적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11월 초면 기말고사가 끝난다. 경북 충남·북 등 12월 중순 고입선발고사를 치르는 7개 시도를 제외한 지역은 모두 같은 상황이다.

수업 파행을 막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11월 중순부터 상급학교 입학 전까지의 초6ㆍ중3ㆍ고3 학생에게 평소 하기 힘든 체험활동을 하도록 하는 ‘6ㆍ3ㆍ3 징검다리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이를 버거워하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감은 “교사에게 체험학습 콘텐츠를 준비해보라고 했더니 ‘성적 처리ㆍ입력에다 생활기록부 쓰고, 성적부에 평가도 기재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화를 내더라”고 토로했다. 이 교감은 “모든 게 다 교사 부담으로 돌아와 힘들다. 알찬 프로그램을 할 수 있도록 예산과 프로그램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수익자 부담으로 이뤄지는 체험학습 비용도 고려돼야 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0만명의 학생을 배정하는 서울시의 경우 12월부터 2월까지 해도 전형일정이 빡빡하다”며 “문예체 활동 활성화 등 대책을 수립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교육과정 정상화를 위해서는 입학 전형 일정을 12월 이후로 미루거나, 전ㆍ후기로 나눠진 전형을 하나로 통합해야 된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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