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민들의 휴식과 체험, 힐링 등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숲길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숲길을 지역의 문화유산과 전통, 체험시설 등과 연계시키면 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충남 서산시는 최근 가야산 일대 내포문화숲길 사업구간 22.5㎞ 조성공사를 마치고 개통했다. 내포문화숲길은 가야산을 중심으로 서산시와 당진시, 예산군, 홍성군 등 4개 시ㆍ군이 공동으로 조성하는 전체 265㎞의 탐방로다. 2013년까지 완성예정인 숲길에는 백제부흥군 길과 원효대사 깨달음 길, 내포 천주교 순례길, 내포역사 인물 길 등 4개의 테마 숲길이 조성된다. 지역에 산재한 역사와 문화, 종교유적을 연계시키고 생태적 가치를 활용해 휴양 및 체험형 숲길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서산시는 또 팔봉산과 바닷가를 돌아오는 생태탐방로 팔봉ㆍ대산 아라메길도 만들었다. 총 사업비 31억원을 들여 5개 구간, 2개 지선 88㎞에 달하는 아라메길은 아늑하고 포근한 트레킹코스로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원도와 고성군은 2009년 송강 정철이 유람하며 지은‘관동별곡’을 스토리텔링해 해안길을 따라‘관동별곡 800리길’을 만들었다. 동해안 최북단 통일전망대에서 강원 고성군과 속초시 경계인 용촌리까지 펼쳐진 해안길로 총 연장은 70㎞. 코스 어느 곳에서든지 아름다운 해안경치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관동팔경의 하나인 청간정에 올라 망망대해와 설악산을 번갈아 조망하면 막혔던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일부 구간은 민간인 통제구역이어서 군부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강원지역에서는 오대산 월정사 인근 1,700여그루의 전나무 숲을 거니는‘천년의 숲길’도 국내 3대 전나무 숲으로 꼽히며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경상북도는 내년부터 285억원을 투입해 낙동강 풍경 트레일 조성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안동시 등 4개 시ㆍ군 68㎞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9개 시ㆍ군에 걸쳐 모두 635㎞의 숲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구간별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안동 역사체험길, 상주ㆍ문경 낙동강놀이길, 칠곡 낙동강산업단지길, 성주 무릉도원길 등 테마가 있는 숲길로 조성할 예정이다. 곳곳에 지역의 역사문화자원과 산림자원 마을을 이어주는 지선 숲길을 조성하고 안내센터와 전망루 등 편의시설도 설치된다.
전남지역에서는 순천의 자연과 문화, 역사자원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생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남도삼백리길’222㎞를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남도문화길과 한양옛길, 생태치유길 등 3개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조계산 송광사에서 선암사까지 16㎞ 구간은 전국의 스님들이 수행과 명상의 시간을 갖는 곳으로 유명하다.
장애인과 노인 등 산을 오르는데 불편한 시민들을 위한 무장애 숲길도 만들어진다. 부산 북구청은 북구 범방산에 조성된‘무장애 숲길’을 2013년 8월까지 산 정상까지 연결키로 했다. 무장애 숲길은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해 경사를 계단 대신 목재데크를 이용해 누구나 부담없이 오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무장애 숲길은 지난해 7월 개통된 후 하루 700~800명, 주말에는 1,0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지역의 명소가 됐다.
충남도 관계자는“산림청 조사를 보면 산행인구 중 절반가량은 등산보다는 산기슭을 걷는 트레킹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자치단체들도 이런 추세에 맞춰 지역의 역사와 문화자연을 숲길과 연계시켜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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