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형 개발사업들의 위기는 2000년대 들어 앞다퉈 설립된 지자체 도시개발공사들의 위기로도 이어질 수 있다.
경기도에는 도 산하 지방공기업인 경기도시공사 외에도 기초지자체인 남양주시 김포시 용인시 안산시 평택시 의왕시 화성시 하남시가 도시공사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구리시도 한강 수변공간에 월드디자인센터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10월 도시공사 등기를 마쳤고, 성남시는 구시가지 재개발을 위해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기초지자체들이 도시공사를 세우는 중요한 이유는 지역 개발이익 환수에 있다. 기존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경기도시공사 등이 독식하던 부동산 개발이익을 가져오겠다는 취지지만 최근 분양가의 거품이 빠지면서 사업성은 대폭 줄어들었다. 게다가 분양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어 역세권지역 대형건설사가 지은 아파트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고 있다. 파이를 뺏기지 않고 다 먹으려 했는데, 정작 파이는 점점 작아지는 형국이다.
지자체와 도시공사들은 이미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백운지식문화밸리 사업을 추진 중인 의왕도시공사는 최근 중대형 주택을 줄여 전체 가구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정했다. 용인시와 화성시 등은 지난해 도시공사를 시설관리공단과 합병해 조직을 축소하고 개발사업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안성시는 장기적인 부동산침체와 사업성 등을 감안해 내년 3월 계획했던 도시공사 설립을 보류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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