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판매를 시작한 애플이 이동통신사들에게 유별난 광고전략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아이폰5 판매가 개시됐지만, 이들 이동통신사들은 마음대로 광고를 할 수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애플의 독자적 광고원칙 때문인데, 우선 신제품 광고는 출시일로부터 한 달 동안 애플만 독점으로 할 수 있다. 따라서 SK텔레콤과 KT는 국내 출시일로부터 한 달이 지난 시점인 내년 1월7일부터나 방송 광고를 시작할 수 있다.
광고가 방송 될 때까지 절차도 까다롭다. 이동통신업체가 광고주여도 최종 방송결정권은 애플이 갖고 있다. 따라서 광고제작사는 우선 기획안을 만들어 국내 이동통신업체뿐 아니라 미국 애플본사에도 보내야 한다. 기획안이 오케이를 받으면 광고를 제작한 뒤 해당 영상을 다시 애플 본사로 보낸다. 2차례의 애플 본사 심사를 통과해야 방송에 내보낼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제작해야 한다.
애플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는 생전에 국내 이동통신업체들의 광고를 직접 챙겨 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칭찬에 인색했던 잡스가 국내에서 제작된 SK텔레콤의 아이폰4S 광고를 보고 "기가 막히다(awesome)"라고 극찬한 일화는 광고계에 유명하다.
광고를 만들 때에도 애플의 원칙에 따라 애플 로고를 절대 가리면 안 된다. 사람이나 물건 등으로 로고의 일부분을 가리거나 또는 로고 위에 글자를 덧쓰는 경우 또한 금지된다.
이런 원칙에 따라 SK텔레콤과 KT는 현재 아이폰5를 둘러싸고 치열한 광고 제작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업체는 통과 됐는데 그렇지 못해서 제 날짜에 방송 광고를 하지 못하면 이 또한 판매에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동통신업체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광고 모델이다. 광고 모델 또한 사전에 외부 노출되면 애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극비사항이다. 한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아이폰5는 제품 출시 경쟁 못지 않게 광고경쟁도 극심하다"며 "애플의 규칙 등을 감안해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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