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베이징(北京)의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을 통해 해외로 도피한 당정 고위관리가 354명에 달한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 뉴스사이트 보쉰(博訊)이 17일 주장했다.
이 사이트는 국가민항총국 베이징 보안국 소식통을 인용, 올해 당정 중앙부처 과장급 이상 관리 354명이 3,000여억위안(51조6,000억원)의 검은 돈을 챙겨 가족 또는 정부(情婦)와 함께 해외로 달아났다고 전했다. 보쉰은 이 같은 해외 도피자 수는 연간 기준으로 최대이며, 챙겨 나간 검은 돈도 1인당 평균 9억위안(1,500억원)으로 최대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부분 도피처로 미국이나 캐나다를 선호했고, 지난달 중국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 개최 직전 집중 출국했다. 실제로 8월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이륙, 뉴욕으로 향하던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CA981편 보잉 747-400 항공기가 8시간만에 회항했다. 이를 두고 당 대회를 앞두고 권력암투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란 관측과 거액을 횡령한 고위 공무원의 도피를 막기 위한 비상조치였다는 주장들이 나돌았다.
미국 워싱턴의 국제정책 연구기관인 글로벌파이낸셜인테그리티(GFI)는 10월 2000~2011년 중국에서 해외로 불법 유출된 돈이 3조8,000억달러(4,100조원)에 달하고, 이중 5%인 1,900억달러(205조원)는 부패와 관련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외로 도피한 중국의 부패 관료들이 1만6,000~1만8,000명에 달하고, 반출된 재산은 8,000억위안(138조원)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특히 올해 해외도피 공무원이 유독 많았던 것은 당 대회를 계기로 권력이 이양될 경우 부정부패 사정 한파가 불 것을 미리 예상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취임 후 지난 한 달여간 부패 등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으며 낙마한 관리는 리춘청(李春城) 쓰촨(四川)성 부서기 등 10명을 넘어서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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