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인순이(55ㆍ본명 김인순)씨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가수 최성수(52)씨의 부인 박모(50)씨에 대해 검찰이 처음 판단과 달리 인순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검 형사부는 부동산 시행업자인 박씨를 사업자금 명목으로 인순이씨로부터 거액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및 횡령)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인순이씨는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5월 박씨를 무혐의 처분하자 곧바로 서울고검에 항고, 7개월 만에 결과를 뒤집었다. 이로써 양측의 공방은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지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6년 3월∼2007년 11월 서울 청담동의 고급빌라 마크힐스 신축사업 자금과 리조트 건축허가 경비 명목 등으로 인순이씨로부터 4차례에 걸쳐 23억원을 편취한 혐의다. 마크힐스의 부지는 당초 오리온그룹 소유로 지난해 오리온그룹 비자금 수사 당시 조경민(54) 전 사장이 부지 매각 과정에서 40억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밝혀졌다. 조씨는 이 비자금을 홍송원(58) 서미갤러리 대표의 계좌에 송금해 둔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는 인순이씨와 공동 투자한 마크힐스의 분양권 매매대금 40억6,000만원 가운데 인순이씨 몫인 20억3,000만원을 횡령해 차용금 변제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는 또 인순이씨로부터 빌린 추가 차용금 36억원을 못 갚게 되자 대물변제 명목으로 시가 31억5,000만원 상당의 앤디 워홀의 1964년작 그림 '재키(Jackie)'를 인순이씨에게 건넸다가, 오리온그룹 비자금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자신의 소유인 척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갤러리에 맡기게 한 뒤 몰래 18억원 상당의 담보 대출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그러나 이날 변호인을 통해 검찰의 기소 처분에 유감을 표시했다. 그는 "법원에서 무고함을 밝혀 인순이씨에 대해 별도의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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