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홈쇼핑 업계에 납품업체들의 뒷돈을 받고 제품을 선정하거나 황금시간대에 배정해주는 비리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6개 홈쇼핑 업체 중 4개 업체의 상품기획자(MD) 등 직원 7명과 납품업체 대표 10명 등 모두 27명이 납품 비리로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박근범)는 납품업체로부터 황금시간대 방송시간 배정 등 청탁을 받고 돈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H홈쇼핑 MD 박모(37)씨, G홈쇼핑 MD 권모(3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납품업체를 홈쇼핑과 연결해주는 벤더업체로부터 H홈쇼핑에 제품 출시, 황금시간대 배정, 낮은 수수료 책정 등의 청탁을 받고 5,6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검찰은 박씨에게 돈을 건넨 벤더업체 J사 하모씨는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권씨는 사은품 제조업체인 A사로부터 사은품 선정 청탁을 받고 1,4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제품 론칭을 빌미로 200만~6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았으며, 방송기간 동안 월 매출액의 1~4%가량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동생의 친구, 처형의 친구, 장인 회사의 직원 명의 계좌로 돈을 받았으며 편성팀장 등 윗선과 돈을 나눠 쓰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납품업체는 이들에게 벤츠, BMW 등 고급 외제차 리스비를 대납한 경우도 있었다.
앞서 검찰은 N홈쇼핑 등 2개 홈쇼핑 관계자 5명의 납품 비리를 적발해 2명을 구속 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이들에게 뒷돈을 준 벤더업체나 납품업체 관계자 9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확보한 홈쇼핑, 납품업체의 압수물 분석과 계좌추적 결과 등을 바탕으로 홈쇼핑 업계의 관행적 납품 비리를 계속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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