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1974년 50억원대의 땅을 경찰서 부지로 국가에 기부했지만 남편과 사별한 후 기초생활수급자로 쓸쓸한 노년을 보낸 강원 화천시 손부녀(72) 할머니. 110억원이 넘는 기부를 했지만 정작 자신은 전세 아파트에 사는 가수 김장훈씨.
이처럼 거액을 기부했지만 자신은 노년에 보살핌을 받지 못할 수 있는 '기부천사'들이 기부금의 일정액을 연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기부연금제'가 도입된다.
보건복지부는 기부액의 50% 이내에서 기부자 본인, 배우자, 혹은 지정한 제3자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 '나눔기본법'을 입법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지급주기는 월, 분기 등으로 선택할 수 있고, 지급개시 시기도 모금단체와 기부자의 계약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하게 된다.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현금, 부동산 등을 공익법인 등에 기부하면 사망 때까지 생활비 일부를 정기적으로 돌려받는 기부연금제도가 활성화돼 주로 75세 이상 고령은퇴자들의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부연금은 여생을 정리하는 시점의 은퇴자들이 생활비를 제외하고 기부를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울 수 돕는 제도"라며 "기부를 하고 싶지만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모르는 기부자들의 고민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나눔기본법은 기부자가 기부단체의 재무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 국가가기부자와 기부단체에 훈장을 줄 수 있는 법적 근거 등을 담았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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