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교향악단(광주시향) 상임지휘자 크리스티안 루드비히의 연임을 둘러싸고 단원과 광주시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시향 단원 80여명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휘자의 연임을 철회하지 않으면 쟁의 행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광주시는 연임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파행이 우려된다.
시향 단원과 지휘자의 갈등은 1년 전부터 시작됐다. 단원들은 루드비히 지휘자의 근무평정이 불공정하고 연주의 질이 떨어진다며 반발했다. 항의 리본을 달고 연습하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해 말 정기 평정에서 단원 16명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리자 단원들은 불공정을 이유로 광주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냈다. 지난 11일 광주지법은 "광주시는 단원들에게 1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단원들은 판결 이후 `연임 반대'를 촉구하며 광주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에 광주시는 "지휘자가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연임 철회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는 루드비히가 취임한 후 공연횟수와 관람객 수, 자립도 면에서 성과를 내는 만큼 지휘자로서 계속 활동하게 한다는 것.
시는 지난 5일 열린 광주시향 지휘자 재위촉 자문위원회 회의 자료에서도 관람객이 전임 지휘자 때보다 꾸준히 늘었고 청중의 반응도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문제는 21일로 예정된 호두까기 인형 공연. 단원들은 루드비히 지휘자와 연주할 수 없어 다른 지휘자를 섭외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시는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창재 광주문화예술회관장은 "간담회를 통해 단원들의 의사를 듣고 최대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구기자 so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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