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형 장정식 서울대 화학생물공학과 교수팀은 사람의 혀보다 1억 배나 감각이 뛰어난 '전자 혀(electronic tongue)'를 개발했다.
전자 혀는 전자 센서를 통해 액체의 물질 분포를 분석하는 장치다. 전기가 흐르는 고분자 튜브 표면에 혀에서 쓴맛을 감지하는 미각 단백질을 붙였다. 단백질에 쓴맛 분자가 결합하면 미세한 전류 변화가 생겨 맛을 구분한다. 전선이 굵으면 전류가 많이 흘러 미세한 전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 연구진은 튜브 굵기를 머리카락 1,000분의 1 정도로 아주 가늘게 했다.
박 교수팀이 개발한 전자 혀는 케일 등의 채소에서 바닷물 염분 농도의 500조 분의 1에 불과한 쓴맛까지 감지해냈다. 쓴맛 분자가 단맛이나 감칠맛 내는 분자와 같이 섞여 있어도 어김없이 구분해냈다.
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전자 혀는 사람 혀보다 1억 배, 기존 전자 혀보다 10만 배나 맛에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전자 혀가 상용화되면 사람의 혀로 맛볼 수 없는 콜레스테롤 농도를 분석한다든지, 소변 내 코카인 성분 유무 등을 알려고 할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 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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