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글로벌 홍보대행사(PR회사)들이 속속 한국시장에 상륙하고 있다. 한국기업들을 고객사로 잡기 위함인데, 국내 기업들이 그만큼 글로벌화됐다는 방증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루더핀, 웨버샌드윅, 웨거너에드스트롬 등 글로벌 PR컨설팅 업체들이 대거 국내로 진출해, 우리나라 PR회사들과 제휴를 맺거나 아예 인수까지 시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홍보를 위해 외국계 유명 PR회사를 찾아 다녔지만 이제는 세계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영향력이 워낙 커짐에 따라 반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4위 홍보대행사인 미국의 루더핀은 최근 부회장이 방한해 국내 기업들을 만나고 돌아갔다. 루더핀은 삼성 LG 뿐 아니라 모뉴엘 등 국내 중견기업까지 만났다. 모뉴엘은 PC용 냉각기(쿨러)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잘만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루더핀은 국내 홍보대행사인 그레이프와 손을 잡고 법인설립까지 검토 중이다.
세계 '빅5'급 PR업체인 웨버샌드윅은 한국법인(웨버샌드윅코리아)을 통해 지난달 국내 SNS 컨설팅업체인 소셜링크를 인수 후 합병했다. 소셜링크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포스코 한화그룹 등 국내 30여 기업들에게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대응 방안 등을 자문해왔는데, 이번 M&A를 통해 웨버샌드윅은 자연스럽게 이들 국내 대기업들을 고객사로 맞게 됐다.
세계 3위 홍보대행사인 미국의 웨그너에드스트롬도 올해 3월 국내 홍보대행사 샤우트커뮤니케이션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국내 진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을 홍보한 이 업체가 국내 들어온 이유는 한국 기업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서다. 김재희 샤우트웨그너에드스트롬 사장은 "일본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요즘 글로벌 홍보대행사들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이 있는 한국을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예 한국 기업을 위해 전담 업체를 설립한 경우도 있다. 홍보 및 광고를 통틀어 세계 1위인 WPP는 2009년 LG전자의 해외홍보를 전담하는 롱기튜드원이라는 법인을 설립했고, 올해 5월 LG전자와 1년 더 계약을 연장했다. LG전자의 15개 해외 법인PR을 맡는 이 업체는 회사약칭까지 'LG원(1)'이라고 지을 만큼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이밖에 세계적 홍보대행사인 미국 버슨마스텔라도 최근 역량 확대를 위해 국내홍보대행사인 미디컴과 제휴를 맺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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