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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들의 살신성인, 더 큰 희생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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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들의 살신성인, 더 큰 희생 막았다

입력
2012.12.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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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 및 초등학교 1~4학년생이 다니는 샌디훅 초등학교는 이번 참사로 전교생 575명 중 20명을 잃었다. 학생들을 보호하려 목숨까지 던진 교사들이 없었다면 더 큰 희생을 치를 뻔했다. 숨진 교직원 6명은 모두 여성이다. 외신들은 이들의 영웅적 헌신을 조명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돈 혹스프렁(47) 교장은 교사들과 회의 도중 총성이 들리자 현장으로 달려갔다가 변을 당했다. USA투데이는 당국자를 인용해 “교장이 범인을 발견하고 달려들다가 총에 맞았다”고 전했다. 함께 현장에 간 심리상담교사 메리 셜라크(56)도 숨졌다. 교직원 다이앤 데이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총소리를 듣고 나는 탁자 밑에 숨었지만 두 사람은 곧바로 회의실을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혹스프렁은 2년 전 교장으로 부임했다. 학부모 다이앤 리카타는 뉴욕타임스에 “내가 어렸을 때 기억하던 부류의 교장이 아니었다”며 “학생에게 진심으로 다가가 편안하게 해주는 특별한 교장이었다”고 말했다. 그와 알고 지낸 한 공무원도 “그가 학생들을 보호하려다 숨졌다는 소식이 내겐 전혀 놀랍지 않다”고 했다.

1학년 교사 빅토리아 소토(27)는 자기 반 학생들을 교실 벽장과 캐비닛에 숨긴 뒤 총격을 받고 숨졌다. 소토의 사촌 제임스 윌시는 abc방송에 “그녀가 몸을 피하지 않고 범인과 아이들 사이를 막아 섰다가 총에 맞았다고 들었다”며 “평생 교사로 살고자 했던 소토가 학생들이 위험에 처하자 본능적으로 몸을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생존 교사 중에도 학생들을 위해 용기와 기지를 발휘한 이들이 적지 않다. 도서관에서 4학년생 18명과 수업 중이던 사서교사 매리앤 제이콥(52)은 “총소리를 듣고 겁에 질린 아이들을 대피 훈련이 시작됐다며 진정시키고는 도서관 내 창고로 피신시키고 문을 잠갔다”며 “학생들은 실제 상황인지 잘 모른 채 나눠준 크레파스와 종이로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1학년 교사 케이틀린 로이그(29)는 총소리를 듣고 학생 15명과 화장실로 피신한 뒤 범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책장으로 문을 막았다. 로이그는 abc방송에 “좋은 사람들이 우리를 구하러 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자고 아이들을 달랬다”며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인데 집에 가고 싶어요’ ‘엄마 보고 싶어요’라고 울먹일 때 가슴이 찢어졌다”고 말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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