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의 한부모, 저소득 등 취약계층 7만4,000여 가정에 10㎏씩의 김장김치가 전달됐다. 올해로 2회째인 ‘사랑의 김치 나눔 한마당’ 행사가 낳은 성과였다. 이같은 대규모 복지행사를 기획한 곳은 바로 범시민적인 자원봉사활동을 유도하고 있는 부산시자원봉사센터. 3년째 이 센터를 이끌고 있는 권옥귀(61) 센터장을 만나 활동내용과 봉사철학 등에 대해 들어봤다.
_자원봉사센터는 어떤 곳인가
“자원봉사를 원하는 시민과 도움을 희망하는 기관이나 행사 등을 연결하는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합니다. 자원봉사활동기본법 시행령(제15조)에 따라 지난 1996년 개소해 활동해오다 2007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했습니다. 현재 저를 포함해 10명(부산시 파견 1명 포함)의 직원이 봉사자 발굴 및 교육, 프로그램 기획 등 일을 맡고 있습니다. 부산 시민 중 무려 64만명이 ‘나눔 포털(1365번)’을 통해 봉사자로 등록해 있으며, 이 중 15% 가량이 적극적인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_구체적인 봉사활동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단순한 ‘나눔(기부) 봉사’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산적인 봉사’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시교육청과 연계해 기획한 ‘학교 숲을 가꾸는 자원봉사자’ 모임에는 40여명의 전∙ 현직 교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봉사자들에게 숲 가꾸기 요령 등을 교육하고 이들은 시내 10개 학교에서 활동 중입니다. 일종의 ‘지식 기부’인 셈이죠. 이 밖에도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교육, 길거리 국어 바로 잡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_센터 운영에 어려운 점은 없나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50~60대 주부들이 주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지만 남성들의 힘이 필요한 경우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자원봉사가 생활 속에 녹아 든 일부 선진국처럼 가족 단위의 봉사자들이 늘어나길 희망합니다.”
_‘사랑의 김치 나눔 한마당’ 행사를 소개한다면
“소외계층을 돕고, 기업(단체)의 사회공헌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1회 행사를 열었습니다. 20개 기업 및 단체, 1,2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5일간 총 3,844박스(1박스 10㎏)의 김장김치를 담가 소외계층에 전달했습니다. 1회 행사의 성과가 알려지자 올해는 참가자가 훨씬 늘었습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22개 기업, 2,0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가해 무려 74톤의 김장김치를 담갔습니다. 전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규모의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가 아닌 가 싶습니다.”
_자원봉사활동의 보람과 앞으로의 각오는
“그늘지고 어두운 곳, 행정과 정치의 혜택이 제대로 닿지 못하는 곳을 위한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기 때문에 봉사로 얻는 만족감은 기대 이상입니다. 지속적인 사회발전을 위한 에너지인 셈이죠. 봉사자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사건∙사고 등 많은 사회문제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7월4일 센터를 중심으로 자원봉사에 뜻이 있는 각계 각층 인사들이 모여 ‘부산시자원봉사포럼’도 발족했습니다. 포럼의 슬로건인 ‘자원봉사자 100만명 시대’를 개척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권옥귀 센터장은 누구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하고 1973년 서울시 공무원으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2년 뒤 부산으로 근무지를 옮겨 시청과 서구청, 강서구청 등에서 주로 사회복지, 여성 관련 업무를 맡았다. 2010년 10월 부산여성문화회관장을 끝으로 명예퇴직해 38년 간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 같은 해 11월 공모를 거쳐 임기 3년의 부산시자원봉사센터장에 임명됐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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