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제공조를 통해 해외로 유출된 범죄수익을 처음으로 국내로 환수했다. 대검찰청은 불법 사행성 게임장 업주 안모(49)씨가 17억여원의 범죄수익을 몽골로 유출한 사실을 포착, 안씨가 현지에서 건축한 호텔을 압류한 뒤 매각해 3억6,500여만원의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했다고 16일 밝혔다.
2005∼2008년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하던 안씨는 46억원의 범죄수익을 올렸다. 이후 안씨는 몽골에 거주하는 환치기 업자들과 공모해 수익 중 17억여원을 국외로 빼돌려 울란바토르에 ‘리치필드(Richfield)’라는 호텔을 건축했다. 안씨는 몽골 출국 일주일 전인 2009년 1월 불법 게임장 수사에 나선 검찰에 긴급체포됐고, 2010년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48억원의 형이 확정됐다. 검찰은 판결이 확정되자 조사과정에서 파악한 안씨의 범죄수익금 추적에 나섰고, 지난해 몽골 검찰에 안씨의 범죄수익 환수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몽골 검찰은 우선 안씨의 호텔을 압류조치한 뒤 지난달 경매를 진행했으며, 경매완료 가격에 집행 비용과 수수료를 제외하고 안씨의 호텔지분 35%에 해당하는 3억6,500여만원을 한국 검찰로 송금했다.
박경춘 대검 국제ㆍ미래기획단장은 “이번 사례가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범죄수익 환수 및 국외도피 사범 송환 관련 수사 공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재 국제자금세탁과 해외 범죄수익 유출 등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 중국 등의 21개 수사기관과 상호 협력에 관한 협정(MOU)를 체결한 상태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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