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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회사도 나라의 축소판… 투표·복지가 우리회사 두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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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회사도 나라의 축소판… 투표·복지가 우리회사 두바퀴"

입력
2012.12.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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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포상금 이후 달라진 풍경선거 무관심했던 젊은 직원들 후보 토론 챙기는 등 관심 부쩍 이번 대선부터 정식 인센티브로중대 결정·간부인사 투표로승진·재신임, 지지율이 좌우 초기엔 "너무 잔인" 목소리도 '멋대로, 책임은 확실히' 모토유별난 복지제도, 재원은직원들 번 만큼 공통비용 분담 포퓰리즘 같은 건 '걱정 뚝' 사장도 법인카드 허투루 못써

대통령선거 사상 첫 재외국민투표가 실시된 지난 5~10일, 인터넷에는 말 그대로 산 넘고 물 건너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한 이들의 '인증 사진'과 칭찬 글이 쏟아졌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관광가이드로 일하는 이윤규씨도 프놈펜까지 버스로 13시간을 달려가 투표를 했다. 이씨의 사연은 소속사인 ㈜여행박사에서 200여명 전 직원이 투표에 참여하면 1인당 50만원씩 1억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더욱 화제가 됐다.

신창연(50) 여행박사 대표의 '투표 포상금' 공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1인당 5만원씩 1,000만원, 올 4ㆍ11 총선 때 30만원씩 6,000만원을 사비로 지급했다. "직원들 단합을 위해 재미 삼아 도입했다"지만,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덕에 두루 회자되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여행박사에는 이처럼 별난 인센티브 제도가 수두룩하다. 골프 입문 1년 안에 남자는 100타, 여자 120타를 달성하면 상금 1,000만원을 주고, 매년 가을 워크숍을 겸한 가족동반 해외여행을 간다. 사택 제공, 도서 구입비 무제한 지원, 대학 학자금 및 학원비 지원, 본인과 가족 병원비 연 1,000원 한도 내 지원 등 사원복지도 웬만한 대기업을 능가한다. 사장을 포함한 팀장 이상 간부를 매년 전 사원 투표로 뽑고, 호칭도 직책ㆍ직급에 관계없이 별명을 부르거나 언니, 오빠로 통한다. '청소 아줌마'까지 정규직원으로 채용해 비정규직은 단 한 명도 없다. 정년도 없다. 여느 기업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이 회사, 멋지긴 한데 제대로 굴러 갈까. 느낌표 못지않게 큰 물음표를 머리에 담고, 업무 협의 차 부산지사에 머물고 있는 신 대표를 만나기 위해 지난 11일 부산행 KTX를 탔다.

-'투표 포상금' 공약이 화제다. 투표에 한 맺힌 사연이라도 있나.

재미있지 않나. '재미있게 살고, 재미있게 일하자'가 내 신조다. 2003년 간부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나라 일꾼 뽑는 선거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싶어 시도했는데, 호응이 없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화제가 되면서 직원들 반응도 달라졌다. 그 뒤론 직원들이 먼저 '이번엔 안 하냐' '어디 재보궐 선거 없나, 용돈 좀 벌게' 그런다.(웃음)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투표율 이벤트는 많지만, 직원 포상금은 이례적이다.

국민 투표율은 우리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니까 그야말로 홍보 이벤트로 흐를 수밖에 없다. 고객이 투표 인증 자료를 가져오면 몇 만원 할인해주던 것도 너무 이벤트성 아니냐는 내부 비판이 있어 없앴다. 선거에 신경도 안 쓰던 젊은 친구들이 요즘은 후보들 TV 토론을 챙겨보는 등 정치적 관심이 높아졌다. 한 사람이라도 투표에 빠지면 포상금을 못 받게 되니까 서로 격려 해주면서 동료애도 깊어지는 것 같다. 회사 마스코트 분장을 하거나 우스꽝스런 차림으로 인증 샷을 찍는 등 직원들 스스로 즐긴다. 그동안은 내 돈으로 포상금을 줬는데, 이번 대선부터 정식 인센티브 제도로 도입해 회사 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투표하지 못하거나 '기권도 정치적 의사표현'이라는 신념을 가진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들 때문에 포상금을 못 받으면 원성이 쏟아질 텐데.

그렇게 빡빡하게는 안 한다. 주소지가 지방인 경우 왕복 교통비를 대주고, 본인이 아파서 투표를 못한 경우라면 부모님 투표로 인정해주기도 한다. 다만 기권을 하더라도 투표소 가서 하라고 권한다. 꼭 투표 하라고 법정 휴일로 정한 건데, 하기 싫으면 회사 나와서 일하든지 해야지.(웃음) 세금 갖고 뭐하냐고 따지려면 최소한 투표는 해야 하지 않겠나. 휴일이 아닌 보궐선거 때는 오후 5시에 회사 문 닫고 투표 못한 직원들 다 내 차로 투표소에 실어다 줬다. 사내 투표 할 때도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르겠으면 기권하라고 한다. 1표차로 당락이 결정되기도 하는데, 소문만 듣고 인상만 보고 대충 찍으면 안되니까.

-이번 대선을 어떻게 평가하나.

진짜 실망이다. 상대방이나 그 지지자들에 대한 존중은 단 1%도 없이, 내가 되면 나라가 흥하고 저쪽이 되면 망한다는 식으로 죽자고 물고 뜯는다. 선거 끝나면 술집만 흥할 판이다. 국민의 절반은 자기 편이 아닌데, 서로 국민이 원한다고? 제발 국민 좀 팔지 마라. 유권자들도 패거리를 지어 자기 편 후보는 뭘 해도 예쁘고 TV 토론에서 황당한 소리를 해?그냥 실수라고 넘어가니 삼류 코미디가 따로 없다.

-누굴 찍을 지 아직 정하지 못했거나 기권한다는 뜻인가.

대충 정하긴 했는데, 사실 어쩔 수 없어 찍는 거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 밑에 모여든 구시대 정치인들부터 싹 정리해야 한다. 나이를 탓하는 게 아니다. 국민이 불러낸 것도 아니고 왜 그들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대통령만 된다면, 내가 한 자리 차지할 수 있다면, 국민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것 아닌가. 제발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혐오하며 등 돌리지 않게, 스스로 투표소 가서 당당하게 권리 행사할 수 있게 좀 해달라.

-기업에서 모든 간부를 투표로 뽑는 것은 유례가 없을 듯하다. 취지는 뭔가.

2000년 회사 설립하고 3년쯤 지났을 무렵이다. 고졸 사원 하나가 능력이 출중해 팀장 시키고 법인카드 주고 차도 내주려 했더니 다른 직원들의 질시가 심했다. 그럼 너희하고 일 할 사람은 너희가 뽑아라, 그게 시작이었다. 팀장, 본부장, 이사 모두 공약을 내걸고 직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승진할 수 있다. 매년 재신임을 받는데, 2년차는 60%, 3년차부터는 70%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대표이사도 포함되지만 아직까진 도전자가 없어 재신임만 받는다. 이번에 93%의 지지율로 재신임을 통과했다. 투표할 땐 찬성이든 반대든 이유를 꼭 적어야 한다. 저에 대한 반대 이유 중엔 '귀가 하나 입이 두 개다' '쇼 하지 마라' 같은 신랄한 비판도 있었고, 나머지는 '이제 좀 쉬시라'는 취지였다.

-꽤 살벌하다. 상처 받는 사람들도 많겠다.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악플(악성 댓글)이 무플(무반응)보다 낫다'고. 사내 익명게시판에는 더 심한 말도 오르는데, 비판의 순기능이 더 크다고 본다. 초반엔 너무 잔인하다, 임명제로 되돌리자는 의견도 많았다. 그럼 임명하면 잔인하지 않나. 직선제든 임명제든 떨어진 사람한테는 잔인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임명제에서 탈락하면 자기 능력을 헤아리기보다 떨어뜨린 윗사람 원망만 하게 된다. 지난 10년간 승진이나 재신임에서 탈락했다고 회사 그만둔 경우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어떤 팀장들은 반대 표에 적힌 이유들을 책상머리에 붙여놓고 내년엔 이걸 공약으로 걸고 다시 도전하겠다고 절치부심한다.

-사장이 웬만해선 결재를 하지 않는다는데, 그래도 회사적 잘 돌아가나.

법적으로 대표이사의 사인이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회사 지분에서 제 몫은 22%고, 나머지 78%는 직원 120여명이 나눠 갖고 있다. 직원들 누구나 원하면 증자할 때 참여할 수 있다. 회사 재정과 회계를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가장 중요한 사안은 직원들 투표로 결정하고, 팀장이 실무 관련 전결권을 행사한다. 아무 문제 없다. 다른 회사랑 비교하면 제가 오히려 답답하다. 이게 영화 검열이랑 비슷하다. 자기들은 볼 거 다 보고 너희는 안돼 하는데, 그 판단이 옳다고 어떻게 장담하나. 매일 사무실에 출근해 자리 지키고 앉아 있으라고? 나는 절대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새벽 서너 시에 일어난다는데, 국민의 절반 이상은 그가 열심히 일하는 거 안 반가워하지 않나. 이번처럼 지사 직원들이 '밥 사주세요' 하면 이렇게 와서 멘토도 해주고 힐링도 해주고 그게 내 역할이다.

-직원 만족도가 꽤 높을 것으로 추정은 되는데, 수치로 보여줄 수 있나.

여행업계가 이직률이 높은 편인데, 우리 회사는 초창기 멤버의 70% 이상이 남아있다. 얼마 전 이들과 11박12일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 비슷한 시기 창업한 여행사들 보면 대표 말고는 남은 사람이 거의 없다. 부산지사의 경우 2년차 이상은 이직률 제로라고 보면 된다.

'여덟 명의 식구가 단칸 방에서 살 만큼의 처절한 가난은 차라리 행운이었다. 그 이후 어떤 잠자리도 내게는 왕실이었다. …몸이 약한 비실이는 차라리 행운이었다. 몸을 대신할 악을 키웠다. …상사를 잘못 만난 건 차라리 행운이었다. 나의 십년 후 자화상은 그와 정반대의 그림이었다. …죽을 때까지 내 인생은 행운만 계속될 것임을 백 프로 확신한다.'

신 대표는 회사 홈페이지 CEO 게시판에 올려놓은 글에서 굴곡 많았던 50년 인생을 '차라리 행운이었다'는 16토막의 짧은 고백에 녹여냈다. 경북 문경이 고향인 그는 열 일곱 살에 어머니 쌈짓돈을 훔쳐 집을 나왔다. 막노동 등을 거쳐 장사에서 제법 수완을 발휘하던 그는 "배워야 산다"는 친구의 충고로 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군대에 다녀온 뒤 경원대 관광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내가 생각해도 공부할 머리는 아닌데, 관광이면 놀고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시험 볼 때 줄창 커닝을 했고, 나중에 어쩌다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논문 쓸 때도 대놓고 표절했다. 그래서 누가 정치 해보라 하면, '절대 못해. 한 방에 훅 갈 텐데' 한다.(웃음)"

졸업 후 큰 여행사에 취직했지만, 구속을 싫어하는 성격 옜?금세 '고문관'으로 찍혀 자회사로 쫓겨났다. "부산에서 일본 후쿠오카까지 고속페리선을 운항하는 회사였는데, 그때 경험이 사업의 시발점이 됐다. 나쁜 상사를 반면교사 삼아 '내가 사장이 되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노트에 꼼꼼히 적었다. 새벽 회의, 아침 조회, 넥타이 등 복장 규율, 결재, 사장실 만들기…. 지금 다 지킨다. 사업 밑천을 하나 더 보탠다면 어린 시절부터 달고 산 '냅둬' 정신이다.(웃음) 달리 말하면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 여행박사 기업문화의 바탕이 바로 이거다. 네 멋대로 해라, 단 책임은 확실하게!"

-일본 전문 여행사로 출발했다. 독도나 교과서 등 외교갈등 탓에 고생도 심했을 텐데.

일본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시차가 없고, 가까우니 짧게 다녀올 수 있고, 교통 등 인프라가 잘 돼 있고, 가짜가 없고. 지하철 패스 등을 이용한 '올빼미 여행' 같은 저가의 실속 상품도 만들고, 하와이보다 비쌌던 패키지 여행도 쇼핑 빼고 광고도 절대 안하고 가격을 확 낮췄다. 한창 잘 나가는데 2003년인가 독도 문제가 터졌다. 돈은 마르고 앞길은 캄캄하고… 주차장에 차 세워놓고 누웠는데 눈물이 주르륵 나더라. 이 악물고 사람 더 뽑아 빡세게 교육했다. 그들이 지금 여행박사의 핵이다. 그 뒤론 2,3년에 한번씩 망했다 회복됐다 하니까 익숙해지더라.(웃음) 이때 기른 체력이 대지진 났을 때도 발휘됐다.

-2009년 상장 폐지와 폐업으로 시련을 겪었다.

2008년 당시 여행업계에 주식시장 상장 바람이 불어 닥쳤다. 자고 나면 어디는 상장해서 얼마를 벌었다더라는 얘기가 들려오니 직원들이 위축됐다. 한번은 돈 벌게 해주고 싶었다. 직상장이 여의치 않아 인수합병 제안에 응했는데, 7,8개월 만에 모 회사가 부도나면서 꿈이 깨졌다. (그는 위의 게시판 글에서 당시를 이렇게 정리했다. '부도는 차라리 행운이었다. 돈 다발에 묻힌 내 꼴의 추잡함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드라마 같은 사업의 속성을 이 시기에 완벽하게 다 배웠다.) 떠날 사람 떠나고, 남은 직원들이 재창업을 했다. 상장하고 돈 생기니 술집 가고 루이뷔통 사느라 정신 없었던 이들이 '연봉 1원'에 계약하고, 다시 회사 내 콘도에 모여 같이 밥 해먹고 뒹굴었다. 다들 그때 분위기가 참 좋았다고 말한다. 그 덕에 3개월 만에 정상화 궤도에 들어서 1년 만에 빌딩도 샀다.

-그 많은 복지 제도와 인센티브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나.

나는 여행박사를 '작은 대한민국'이라고 부른다. 사원복지 제도는 나라의 복지 시스템과 비슷하다. 나라에서 세금을 걷듯 직원들이 각자 번 돈에서 '공통비용' 몫으로 일정 부분을 떼 각종 복지 혜택을 준다. 원칙은 번 만큼 걷는다는 것이다. 많이 벌수록 많이 내고, 적자가 나면 낼 돈이 없으니 당연히 못 내고, 신생팀에는 흑자를 낼 때까지 3년간 세금을 면제해준다. 결국 직원들 주머니에서 복지 비용이 나오는 셈이니 복지 포퓰리즘 같은 건 걱정 안 해도 된다. 사옥에 있던 노래방도 한동안은 신나게 이용하더니 직원들이 이런 데 돈 쓰기 아깝다며 뜯어냈다. 팀장, 본부장들이 직원들 눈치 보여 법인카드 함부로 못쓴다. 나한테도 밥 얻어 먹으며 '그 카드 회사 거냐, 개인 거냐'고 묻는다. 북한처럼 주민 감시제가 다 돼 있어서 허투루 했다가는 큰 일 난다.(웃음)

-'전 직원 금연'을 위해 정기적으로 소변검사, 모발검사도 한다고 들었다. 인권침해적 요소도 있어 보이는데, 간접 흡연 피해나 업무 방해만 막으면 되는 것 아닌가.

그간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갈등이 심했는데, 한 직원이 건강검진에서 큰 병이 발견된 걸 계기로 지난해 8월 투표를 통해 전 직원 금연을 결정했다. 나도 10대부터 피운 담배를 이때 끊었다. 끊고 싶어도 못 끊던 사람들, 담배 피는 남편 때문에 고역이던 와이프들이 다들 좋아한다. 원래 다음달부터 금연 성공 기념으로 전 직원에게 월 10만원 미만 적금과 1억원짜리 상해보험을 들어줄 계획이었는데, 최근 2명이 몰래 피우다 걸려서 보류됐다. 집단의 보이지 않는 압박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나쁜 일도 아니니 밀고 나가려 한다.

-'네 멋대로 해라'가 모토라면서, 인센티브니 뭐니 해서 이래저래 엮어 놓고 서로 감시하게 만드니 '신창연 왕국' 같은 사이비종교 느낌도 난다.(웃음)

그런 측면도 있다. 이래도 눈총, 저래도 눈총…. 나 스스로 돌이켜 볼 때 변화를 말하지만 실은 변덕이었고,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움직인 적도 많다. 이게 싫다면, 좋은 방법이 있다. 투표에서 불신임해 나를 사장에서 쫓아내면 된다.(웃음)

-홈페이지 자기소개 글에 '인생 후반기'를 언급하며 '이 정도로 마무리하기에는 세상에 태어난 게 쪽팔리잖아'라고 썼더라. 뭘 더 이루고 싶은가.

직원들이 급여의 1%를 떼고 회사에서 그만큼의 돈을 보태 소년소녀가장이나 장애인 등에게 무료로 해외여행을 보내드리고 있다. 그런 사회환원 활동의 연장으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처럼 기금을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여성창업자들을 돕고 싶었다. 상장으로 현금 30억~40억원이 들어오고, 나머지 돈 대신 받은 주식 가치도 200억, 300억원이 됐을 때였으니까. 그 꿈은 망가졌지만, 대신 여행박사에서 함께 일하다 독립해 나가는 직원들에게 인큐베이팅이랄까, 몸으로 마음으로 돈으로 힘 닿는 데까지 지원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정치 빼고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보고 싶다.

이희정 선임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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