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대표가 주변 국가를 폄하하는 막말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16일 총선을 앞두고 예상만큼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보수우익 세력을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속셈이라는 분석이다.
14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이시하라 대표는 13일 도쿄 가두연설에서 "유색인종 중 일본인만이 근대국가를 구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일본인이 영리한데다 그만큼 노력한 결과"라면서 "바로 우리의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가 메이지유신을 일으켰고 일본을 근대국가로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이시하라 대표는 10, 12일 도쿄와 후쿠오카 가두연설에서는 "200명이 넘는 일본인이 북한에 납치돼 살해됐다"며 "(전쟁금지를 명시한) 헌법 9조가 없었다면 일본 정부는 피랍자를 돌려받거나 아니면 전쟁을 하거나 하는 자세를 취해 (이들을) 되찾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이시하라가 주장한 납치인 수가 터무니 없이 부풀려졌다고 반박했다. 헌법 개정에 반대하는 공명당도 "헌법을 바꾸면 납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라고 일축했다.
이시하라는 지난달 요코하마에서 "일본은 중국에 멸시당하고 미국의 첩 노릇을 하며 아양을 떨어왔다"고 해 파문을 불렀다.
이시하라의 폭주발언은 총선에서 큰 바람몰이를 할 것으로 기대된 일본유신회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데 대한 초조감이 배경이다. 총선을 이틀 앞둔 14일 여론조사에서 일본유신회는 46석 안팎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아사히(朝日)신문 여론조사는 자민당이 285석 가량을 얻어 과반(241석)을 넘는 안정의석을 확보하고 여기에 연립정당인 공명당 30석을 합치면 300석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집권 민주당은 기존 의석(230석)의 3분의 1 수준인 76석 안팎을 얻는데 그쳐 참패가 예상된다.
일본 언론은 "헌법 개정을 주장하는 이시하라 대표가 이끄는 일본유신회가 자민당과 연립할 경우 헌법개정 가능의석(320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총선 이후 정치 향방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전했다.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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