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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새명인 탄생이냐 3번째 명인 재등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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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새명인 탄생이냐 3번째 명인 재등극이냐

입력
2012.12.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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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은 제18대 대통령선거일이다. 앞으로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새 지도자를 뽑는 매우 중요한 날이다. 바둑계도 다음 주 대통령선거일을 전후해 매우 중요한 '빅 매치'가 예정돼 있다. 국내 바둑계 최고의 영예인 명인타이틀의 새 주인을 정하는 제40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결승 5번기다. 17, 18일에 1, 2국을 치르고 대선일(19일)에 하루 쉰 다음 20, 21일에 3, 4국이 이어지며 2대2 동률이면 26일 제5국에서 마지막 승부를 가린다. 올 시즌을 마감하는 마지막 타이틀매치로 바둑계서는 대선 못지않은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결승 5번 승부에는 '쎈돌' 이세돌과 '돌주먹' 백홍석이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35, 36기 명인전 우승자 이세돌은 세 번째 정상 정복을 노리고 있고, 지난해 처음 명인전 결승에 올랐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그친 백홍석은 1년 만의 재도전이다.

1968년 창설된 명인전은 제1기 우승자인 고 조남철 선생을 비롯, 김인 서봉수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박영훈에 이르기까지 지난 39기 동안 명실상부한 당대 최고의 승부사 일곱 명에게만 정상의 자리를 허락한 매우 까다로운 기전이다. 특히 1972년 입단 2년차 2단이던 약관의 서봉수가 당대 최강자로 군림하던 조남철을 누르고 명인 타이틀을 획득한 것은 바둑계 뿐 아니라 온 나라를 깜짝 놀라게 한 대사건이었다. 또 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말까지 조훈현과 서봉수, 두 동갑내기 라이벌이 무려 12년 동안 서로 입장을 바꿔가며 치열하게 맞섰던 명인 공방전은 지금까지도 바둑팬들 사이에서 잊지 못할 명승부로 기억되고 있다. 이밖에 이창호가 13차례나 명인에 올라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 중이고 최근 들어서는 이세돌과 박영훈, '80년대생' 신진기예들이 각각 두 차례씩 우승, 최강자의 계보를 이었다. 한편 그동안 정창현 윤기현 김수장 장두진 양재호 유창혁 임선근 최명훈 조한승 강동윤 원성진 등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끊임없이 명인봉 등정을 꿈꿨지만 단 한 명도 성공하지 못하고 모두 정상 문턱에서 물러서고 말았다.

과연 마흔 번째 명인타이틀의 주인은 누가 될까. 이세돌과 백홍석이 타이틀매치를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두 선수는 바둑계서 소문난 싸움꾼들이어서 올해 명인전 결승 5번기는 매 판마다 더욱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적인 평가에서는 이세돌이 단연 앞서지만 올해 성적만 놓고 보면 백홍석도 전혀 꿀릴 게 없다. 백홍석은 올 상반기 거센 황사돌풍 속에서 고군분투, 비씨카드배와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우승을 차지해 한국 바둑의 자존심을 지켰다. 프로 입문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반면 이세돌은 연말에 접어들면서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 올레배 우승에 이어 춘란배와 삼성화재배서 잇달아 우승하는 등 국내외 기전 주요 대국에서 연전연승,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성적은 이세돌이 54승1무22패(승률 70%)로 다승 7위, 승률 12위인데 반해 백홍석은 64승25패(승률 72%) 다승 2위, 승률 6위로 오히려 앞선다. 게다가 한 가지 간과해선 안 될 중요한 변수가 또 있다. 놀랍게도 두 선수의 상대 전적에서 백홍석이 이세돌에 6승3패로 크게 앞서고 있다는 것. 특히 2007년 10월 이후 5년 동안 5연승을 거두고 있다는 게 상당히 신경 쓰인다.

과연 이세돌이 35, 36기에 이어 세 번째 명인에 오를 수 있을 지, 아니면 내년 1월 입대를 앞둔 백홍석이 올해 마지막 큰 승부를 승리로 장식하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을 지, 바둑팬들에게는 대통령선거 못지않게 명인전 결승 5번 승부 결과에 큰 관심이 쏠린다. 명인전 결승전은 매일 낮 12시부터 바둑TV에서 생중계한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361@hk.co.kr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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