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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회장 '비빔밥 인사'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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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채 KT회장 '비빔밥 인사'의 힘

입력
2012.12.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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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이달 초 전무급 이상 고위직 인사를 단행했다. 대상 인원은 총 13명. 이중 절반이 훨씬 넘는 8명이 '외인부대'다. 최근 1~3년 사이 외부에서 KT로 영입된 인사들이다. 특히 이번에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한 김홍진 글로벌&엔터프라이즈(G&E) 운영총괄 부문장도 외국계 통신회사에서 지난 2010년 자리를 옮긴 케이스다.

2008년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KT의 고위직 인적 구성에서 가장 특징적인 변화 중 하나는 외부인사가 많아졌다는 것. 본사의 핵심포스트와 자회사 대표의 상당수가 외인부대로 채워졌다. 이른바 이 회장의 '이종교배'인사다.

13일 KT에 따르면 현재 본사 상무급 이상 임원 120여명 중 외부 영입인사는 약 30명. 임원 4명중 1명은 외부출신인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어떤 기업도 이렇게 외부인사 비중이 높은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장급만 봐도 4명 가운데 2명이 '영입파'다.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김홍진 부문장 외에 정성복 윤리경영실장도 외부에서 들어온 경우다. 정 실장은 검사 출신으로 내부비리근절과 투명경영을 위한 업무를 맡고 있다. 이 회장까지 포함하면 5명의 경영진 가운데 외부출신이 절반이 넘는 셈이다. 내부 출신은 표현명 텔레콤&컨버전스(T&C) 부문장과 서유열 홈고객부문장 정도다.

출신도 다양하다. 국내 대기업 출신이 있는가 하면 글로벌 기업 출신이 있고, 관계와 언론계도 있다.

자회사로 가면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KT의 37개 자회사 중 외부출신이 경영을 맡고 있는 곳은 절반이 넘는 약 20여개에 달한다. 이번 인사에서도 콘텐츠 관련 자회사인 KT미디어허브 CEO에 CJ미디어 출신 김주성 대표가 영입됐고, 위성사업을 담당하는 KT샛도 외국계 통신회사 출신 김일영 현 KT코퍼레이트센터장이 맡게 됐다.

이 회장의 이 같은 '이종교배'인사는 KT가 더 이상 옛날식 통신회사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정보통신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이에 따라 KT도 '전화국'으로 대표되던 집 전화 회사에서 유ㆍ무선 통신회사로, 나아가 글로벌 콘텐츠 회사로 변신하고 있고 또 변신해야 하는 만큼, 출신이 어디든 이에 필요한 전문 인력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이 회장의 지론이다. 이 회장은 "KT출신과 외부출신의 구분은 더 이상 없다. 전문성과 업무추진능력이 있는냐 없느냐의 구분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외부인사들의 주요 포스트 전진배치에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들린다. '내부출신들이 너무 홀대 받는 것 아니냐'는 것. 하지만 예전 공기업 문화와 인사패턴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관한 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회사 고위관계자는 "필요한 인재에 대한 물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KT가 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등을 통합한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변모하고 있는 만큼 가장 필요한 건 그에 맞는 전문가들"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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