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사가 제정하고 GS가 후원하는 제45회 한국일보문학상 시상식이 13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렸다. 이상석 한국일보 사장은 수상자인 소설가 권여선(47)씨에게 상금 2,000만원과 상패를 수여했다.
시상식은 심사 경위 보고와 시상, 수상 소감 발표 순서로 진행됐다. 본심 심사위원인 문학평론가 김윤식 씨는 "올해 한국일보 문학상 심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단편을 주느냐, 장편을 주느냐의 문제였다. 새롭고 참신한 뛰어난 단편이 있었지만 장편으로 돌아갔다"며 "'레가토'는 둔중하고 속도가 느린 소설이지만, 386세대의 어려움을 통해 지금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했다.
수상소감에서 권씨는 "원래 수상 소식을 듣게 되면 제 일감이 '기쁘고 즐겁다'이고, 그 다음에 정신을 차리고서야 어깨가 무겁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한국일보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는 순간 첫 느낌이 '고맙다'였다"며 수상작 '레가토'를 쓰게 된 과정의 고통을 담담하게 서술했다. '레가토'를 쓰기 전부터, 쓰는 동안에도, 다 쓴 후에도, 끊임없는 실패의 예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한 그는 "레가토만큼 제가 저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도 없었고, 또 레가토만큼 제가 저의 한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도 없었다"고 말했다. 집필 당시 '백전백패의 글감'을 애지중지하면서 전심전력을 다해 쓰던 심정을 "마음속 불지옥을 건너는 일", "제 청춘의 과오와 상처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일"이라 비유했다. 끝으로 "혹시라도 제가 한국일보 문학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결과물이 아닌 과정, 길고 괴로웠던 고민의 시간과 노동의 시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고맙다. 앞으로 그런 고민과 노동으로 되갚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시상식에는 본심 심사를 맡은 문학평론가 김윤식 황종연, 소설가 성석제 씨를 비롯해 예심 심사위원 복도훈 이수형씨,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소설가 최인석 이혜경 은희경 박현욱 천명관 윤성희 강영숙 편혜영 김애란 황정은씨, 문학평론가 정홍수 씨 등이 참석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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