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10일 경제부 화상)
분말세제는 가루가 휘날리는 게 단점. 반면 액체세제는 사용하기가 어렵고 세척력이 떨어진다. 좀 더 완벽한 세제는 없을까. 흘러내리지 않는 젤리형 겔타입 세제로 출시 초부터 돌풍을 일으킨 리큐의 탄생은 이렇게 해서 시작됐다.
“세탁력은 유지하면서도 젤리 형태를 유지하도록 개발하기 위해 밤을 새며 수만 번 이상 배합실험을 해야 했습니다. 시제품을 만드는 기계가 고장 났는데 고치는 시간마저 아까워 연구원들이 직접 고쳤죠.”
리큐는 29년간 내로라 하는 애경의 생활용품을 연구해 온 조인식(57) 연구소장이 총괄한 첫 작품이다.
그는 1983년 애경유지에 입사한 이래 지금까지 생활용품 개발에만 매달린 ‘생활용품의 달인’이다. 애경이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샴푸인 ‘하나로 샴푸’를 시작으로, 국민치약이 된 ‘2080’, 샴푸 ‘리앙뜨’와 ‘케라시스’ 등 애경을 대표하는 생활용품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조 소장이 연구 개발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바로 ‘친환경’이다. 그는 “세탁세제, 주방세제의 특성상 모두 본질적으로는 환경오염 문제와 연결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어떻게 하면 기획부터 생산까지 조금이라도 온실가스를 줄이고 친환경적으로 운영할까 고민한다”고 말했다.
리큐는 액체처럼 흐르지 않아 정량을 사용할 수 있는데다 뚜껑을 계량컵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의 정량사용을 돕는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2010년 출시 이후 액체시장에서 20%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고수하는 데에는 끊임없는 진화가 뒷받침하고 있다.
“향기캡슐을 함유해 옷을 톡톡 털면 향기가 나도록 개발한 리큐는 섬유유연제를 쓰지 않아도 되게끔 개발한 것이죠. 최근에는 부분세척이 가능한 리큐스팟, 펜 타입으로 옷감에 문지르면 부분얼룩이 제거되는 리큐얼룩제거제도 인기입니다.”
이외에 26년전 출시된 스파크 세제 역시 헹굼을 1회만 해도 가능한 ‘스파크퍼펙트 1회헹굼’, 찬물에서도 세탁력이 좋은 ‘스파크’로 끊임없는 리뉴얼을 거치며 친환경 제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윤 소장의 꿈은 세척력을 갖추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리큐의 경우 계면활성제를 줄이고 효소물질을 사용해 세정력을 확보했지만 아직 가격을 크게 낮추지는 못했다”면서 “일반제품보다도 더 싼 친환경제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친환경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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