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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우 원장의 요람에서ㆍ무덤까지] 키를 키우는 한의학의 원리는 비위 허약 치료·신장 기운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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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우 원장의 요람에서ㆍ무덤까지] 키를 키우는 한의학의 원리는 비위 허약 치료·신장 기운 회복

입력
2012.12.1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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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엔 성장(成長)이라고 하면 주로 경제 성장이 화두였으나, 근래에는 외모를 중시하는 시류와 함께 키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2010년 한국인의 평균 신장은 남성 174cm, 여성 160.5cm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1979년의 167.4cm와 비교하면 무려 6.6cm이나 커졌다외부에서 키 큰 사람들이 대거 국내로 유입된 것이 아님으로 미루어 식생활이나 생활 방식 등의 요인이 평균 신장 증가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키는 유전적 요인을 20%대로 보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유전 이외의 요소는 운동, 영양, 환경 등을 들 수 있다. 자녀의 신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기야는 성장 클리닉이란 진료 형태가 생겨났고, 한의학적 성장 치료 역시 각광 받고 있다.

한의학적 성장 치료의 원리는 첫째 비위 허약을 치료하여 후천지기, 즉 음식물을 받아들이는 효율을 높여주고 소화 기능을 촉진하여 밥을 잘 먹게 하며 이를 통해 면역력을 높여 잔병치레 하지 않고 튼튼한 아이로 만드는 것이다. 예부터 아이들은 고열의 위험만 피하면 대체로 건강하다고 여겼으며 원인 불명의 열이 나더라도 관리를 하면 이 과정을 변증(變蒸)이라 하여 생리적인 성장 현상으로 보기도 했다. 또한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건강하게 성장한다고 보았다.

둘째로는 원기, 즉 신장의 기운을 북돋는 것이다. 골격을 주관하는 신장의 기운을 보하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 셋째로는 강근골보간신(强筋骨補肝腎)하는 약재를 가미함으로써 성장기에 부족할 수 있는 근골의 구성 성분을 보충하여 주는 것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한 약물 치료 외에도 침 치료도 성장에 도입된다. 이외에도 식습관과 운동, 생활 요법 등을 지도한다.

우려되는 것은 검증되지 않은 방법 또는 비윤리적 행위까지도 도입하는 과열 현상이다. 2차 성징을 제어하여 성장을 도모한다든지 장애 수준이 아닌 어린이에게 성장 호르몬을 주입하는 경우도 왕왕 있으며, 심지어 키를 늘리는 수술까지 성행하고 있다니 걱정된다. 일반적이진 않지만 초경 이후에도 상당한 성장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고 심지어는 군대에서 컸다는 남자들도 있으니 성징을 늦추어 성장을 도모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

동의보감에는 '피부 빛이 흰 것이 검은 것보다 못하고 살찐 것이 마른 것보다 못하고 키 큰 것이 작은 것보다 못하다'는 구절이 있다. 작고 왜소하나 단단하고 가무잡잡한 편이 건강에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키가 크고 병약한 것보다는 작더라도 건강한 편이 선호되어야 한다. 장수하는 노인들이 왜소하고 소식하며 마른 체형인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근래 키도 크고 훤칠한, 특히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 층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반인륜적 사건의 주인공이 되는 것을 종종 본다. 우리 사회의 미래인 아이들의 외적 성장에 걸맞은 내적 성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인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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