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80) 전 대통령의 생가에 방화로 보이는 불이 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3일 대구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쯤 대구 동구청으로부터 "대구 동구 신용동 노 전 대통령 생가에 방화 흔적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 흔적은 이날 오전 현장을 방문한 생가 관리인이 발견했으며, 생가 내부 목조 대청마루 4곳과 안방 및 작은방 문 일부에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생가 주변 CCTV를 분석한 결과 지난 12일 오전 4시5분쯤 60~70대로 보이는 한 남자가 생가로 들어갔고 2분쯤 뒤 화염이 치솟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재를 전후해 주변지역을 이동한 차량과 거동수상자를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이는 한편, 과학수사대를 보내 지문을 채취하고 인화물질의 종류 등을 규명하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는 '정의실천행동당' 명의로 된 '노태우를 단죄하며…'라는 제목의 A4 용지 2장의 편지가 발견됐다. 편지에는 '반란군의 수괴이며, 쿠데타를 일으킨 도적의 똘마니… 다시는 너처럼 대통령직을 이용해서 국민의 재산을 훔치는 도둑놈이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너의 생가에 불을 지른다'고 적혀 있었다. 또 노 전 대통령 측이 생가에 동상을 세운 사실과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난하고, 정부에 사형선고를 받은 성폭행범과 살인범의 사형을 집행할 것과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불이 난 생가는 부지 466㎡에 건물면적 66.45㎡의 단층 목조건물 3동으로 노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고교시절까지 살았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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