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별 것 아니라 여겼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압이 확 떨어지면서 두드러기나 복통, 설사, 구토, 부종, 심한 기침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알레르기 쇼크(아나필락시스)에 빠질 수 있다. 어른은 약, 아이는 식품 때문에 주로 알레르기 쇼크를 경험한다.
최근 대한천식및알레르기학회와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장안수 교수팀이 국내 대학병원 14곳에서 2007년부터 5년간 알레르기 쇼크로 확진 받은 환자 1,700명을 대상으로 원인을 조사한 결과 성인은 약이 47%로 가장 많았고, 음식(25%), 벌독(16%), 운동(6%) 등이 뒤를 이었다. 연구팀은 이어 2001~200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 소아 알레르기 쇼크의 원인을 분석했는데, 식품이 46.1%로 제일 많았다. 다음은 약(22.5%)과 물리적 원인(5.6%), 식품 섭취 후 운동(5.6%), 벌독(1.1%) 순이었다.
알레르기 쇼크의 증상은 원인에 따라 다양하지만, 피부가 가렵거나 빨개지고 입 안이 부풀어오르는 게 가장 흔하다. 심하면 천식처럼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고 숨 쉬기가 곤란해지며, 어지럽고 맥박이 빨라지면서 가슴에 통증이 오기도 한다. 장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알레르기 쇼크는 의외로 자주 발생한다"며 "특히 어린이가 운동 중이나 후 가슴이 답답해하고 두드러기가 난다면 꼭 원인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권했다.
알레르기가 생기는 약을 알고 있다면 병의원에 갈 때 반드시 알리고, 새로운 약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을 복용하기 전 성분을 확인해야 한다. 식품 알레르기가 있다면 식당에서 소스나 양념처럼 성분이 불분명한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는 게 좋다.
장 교수는 "한국인에게 알레르기를 많이 일으키는 달걀,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새우 등 12가지 식품은 유통과정에서 성분 표시를 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며 "이들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성분이 유사한 다른 식품이나 이들로 만든 가공식품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새우와 게, 우유와 산양유는 성분이 비슷하고,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면 유제품을 먹어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레르기 식품의 다른 표현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우유는 카제인, 유청단백 등으로, 달걀은 난백, 알부민 등으로도 표기된다.
주변에서 알레르기 쇼크 환자가 생겼을 땐 혈압을 떨어뜨릴 수 있는 에피네프린이 있다면 곧바로 주사하고, 119에 연락하거나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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