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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고 싶지 않지만…" 父情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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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고 싶지 않지만…" 父情의 눈물

입력
2012.12.1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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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회사 업무 스트레스에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꼬이기만 하다 보니 평범한 대기업 회사원인 조모(45)씨에게 술은 하나 밖에 없는 안식처였다. 자신도 모르게 알코올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러다 폭음을 한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지각을 했고 무단결근을 하기 일쑤였다. 결국 조씨는 17년간 재직하던 대기업 계열의 보험회사에서 2007년 해고됐다. 아무런 준비 없이 직장을 잃었고 다시 일자리를 구할 의지를 갖지도 못했다. 부모 집에 얹혀 살며 모아둔 돈으로 술만 마셨다. 그렇게 지내기를 3년. 돈도 다 떨어져 팔순이 넘은 아버지(82)에게 용돈을 받아 집안에서 술을 마시는 생활을 이어갔다. 밤새 경비원 일을 해 100만원도 채 되지 않는 월급을 받아오는 돈마저 술값으로 날리는 아들을 보다 못한 아버지는 "술을 마시지 말라"며 야단도 쳤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2년 전 어느 날 조씨는 잔소리에 용돈을 주지 않는 아버지를 때리기 시작했고 술을 마실 때면 더했다. 올 6월 고소사건에 연루된 조씨를 수사하던 경찰은 이 과정에 아버지에 대한 폭행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이로 인해 조씨가 존속상해 혐의로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되자 보다 못한 아버지는 결국 재판부에 "내가 죽어 넘어지면 치매를 앓고 있는 마누라는 전화도 못한다. 나쁜 아들이지만 내보내달라"고 탄원서를 냈고 조씨는 지난 8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조씨는 집으로 돌아온 지 2주 뒤부터 다시 술을 찾기 시작했다. 아버지에 대한 주사도 이어졌다. 최근 아들의 폭행으로 온 몸에 멍이 든 아버지는 술의 노예가 된 아들에 대한 기대를 접고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지난 8일 구속됐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동작경찰서 관계자는 "아들을 다시는 보지 않겠다고 하지만 부모는 여전히 아들이 정신을 차려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눈치더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서희기자 sherlo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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