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군부대를 방문하고 남중국해를 시찰했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필리핀과 베트남 등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이 치열한 곳이라 해양 강국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 총서기는 8~10일 광저우(廣州) 전구(戰區)의 해군 남해함대와 집단군, 광저우 군구(軍區)기관, 선전과 주하이(珠海)의 전차 부대 등을 찾았다고 CCTV와 신화통신 등이 12일 보도했다. 그는 특히 해군의 '하이커우(海口)함'에 올라 남중국해를 항해하며, 함포 사격 훈련 등을 지켜봤다. 선상 식당에서 직접 식판에 밥을 퍼 담은 뒤 사병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이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시 총서기는 광저우 군구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서 "싸우면 이기는 것이 강군의 핵심 요소"라며 강한 군대를 만들라고 독려했다. 그는 "법에 따라 엄격하게 군을 다스리는 것이 강군의 기초"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려면 반드시 부국과 강군을 결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총서기는 해군 부대뿐 아니라 광저우 군구의 전차와 장갑차 부대도 방문, 전차에 직접 올라 장비들을 살피고 포격 훈련에 참과하는 등 군 통수권자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켰다. 지난달 15일 당권과 군권을 동시에 장악한 시 총서기는 5일 베이징(北京)에서 인민해방군의 전략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부대 대표들을 만나 격려한 바 있다. 그러나 직접 현장의 부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총서기의 남중국해 해군 함대 방문은 최근 중국이 새 여권에 남중국해 전체를 영해로 표시한 지도를 삽입하며 이곳의 영유권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필리핀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의 재무장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미군의 필리핀 순환 배치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침략을 당했던 필리핀이 역사를 망각한 채 일본을 끌어들이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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