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5번 출구를 빠져 나와'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이라는 표지판이 설치된 골목으로 들어서자 대낮부터 불을 밝힌 홍등가의 모습이 펼쳐졌다.'청량리 588'이란 이름으로 40년 넘게 집창촌의 대명사로 불려온 이곳에는 여전히 수 십 개의 성매매 업소들이 영업 중이었다. 인근 용두동에 거주하는 김모(69)씨는"집창촌이 철거된다는 뉴스가 많이 보도됐지만 여전히 영업중인 상태"라며"아이들 교육 문제 등으로 하루 속히 이 일대가 개발되기를 바라는 주민들이 대다수"라고 말했다.
2010년 재개발이 확정됐지만 구역 내 성바오로병원과 왕산로변 상가 지역 주민들의 분리개발 요구로 사업 추진이 지연돼온 청량리4구역의 정비사업이 내년부터 본격화 된다.
서울시는 재개발 반대 지역을 제외하고 집창촌이 밀집된 동대문구 전농동 620번지 일대만을 분리 개발하는 '청량리 4구역 재정비 촉진계획변경안'이 11일 열린 제10차 도시재생정비 심의 결과 조건부 가결 됐다고 12일 밝혔다.
변경안에 따르면 면적이 4만3,207㎡ 에 달하는 청량리 4구역에는 건폐율 58.4%, 용적률 989.5%가 적용돼 2017년까지 높이 200m의 랜드마크 타워 1개 동과 61~65층 규모의 주상복합 4개 동 등 5개 복합건축물이 들어선다. 이중 청량리 롯데플라자를 재개발해 조성되는 65층 규모의 랜드마크타워는 업무시설 및 백화점, 호텔, 오피스텔 등이 들어선다.
특히 이 건물 5층에는 연면적 3,225㎡ 규모의 여성 및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이들을 위한 창업지원센터 및 문화강좌센터ㆍ상담소 등으로 활용된다. 이는'성매매 시설이 있던 청량리 4구역의 역사적 상징성을 감안해 여성을 위한 문화 공간을 설립해야 한다'는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여성 관련 시민 단체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당초 이 지역의 개발에 따른 공공 기여분을 장기 전세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여성 단체의 의견을 수용했다"며 "세부 공간 구성이나 프로그램은 아직 확정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개발을 통해 동북권의 대표적인 부도심 지역이면서도 낙후지역이던 청량리역 일대 정비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청량리역 인근의 B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집창촌으로 인해 인근 지역 개발도 늦어졌다"며"서울 동북권 최고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 건설을 계기로 용두1ㆍ청량리3 구역 등의 재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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