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는 12일 오전 9시 49분 46초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기습적으로 발사됐다. 전날 수리를 위해 로켓이 발사대에서 해체돼 조립동으로 옮겨졌다고 알려진 지 약 18시간만의 일이다.
동창리에서 남쪽방향으로 솟아오른 은하 3호는 오전 9시 51분 20초 충남 태안군 서남쪽 166㎞ 서해바다에 배치돼 있던 세종대왕함이 처음으로 포착했다. 발사 94초만에 미사일임을 확인한 것으로, 4월 북한이 발사했을 때 54초만에 탐지한 것에 비하면 40초 늦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기상 상태와 위성 배치 등에 따라 탐지 시간은 차이가 있다"며 "발사체의 속도와 고도 등을 확인해 미사일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발사 2분 36초가 지난 오전 9시 52분 28초 동창리 남쪽 45㎞, 고도 98㎞에 이른 지점에서 1단 추진체가 분리됐다. 1단 추진체가 162초 동안 연소했다는 것은 미사일의 사거리가 1만3,000㎞ 이상이라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분리된 추진체는 오전 9시 58분 30초에 동창리로부터 남쪽으로 429㎞를 날아 변산반도 서쪽 138㎞ 지점의 서해상에 네 조각으로 나뉘어 낙하했다. 북한이 예고했던 낙하지점과 거의 일치한다.
로켓은 오전 9시 53분 28초에 백령도 상공을 고도 180㎞로 통과한 뒤 9시 58분 30초에 오키나와 상공에서 고도 473㎞까지 치솟으며 우리 군이 탐지 가능한 영역을 벗어났다. 이어 장거리 로켓의 덮개인 페어링이 오전 9시 59분경 동창리에서 656㎞ 떨어진 제주도 서쪽 86㎞지점에 네 조각으로 분리돼 낙하했다. 역시 북한의 예상 낙하지점이었다. 이후 2단 로켓은 오전 10시 5분경 필리핀 인근 해역에 낙하했다고 일본 정부는 밝혔다.
북한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통신에서 "인공위성 광명성 3호-2를 오전 9시 49분 46초에 발사한 뒤 9분 27초만인 오전 9시 59분 13초에 궤도에 진입시켰다"고 주장했다. 북측 주장에 따르면 위성은 궤도 경사각 97.4도으로 근지점 고도 499.7㎞, 원지점 고도 584.18㎞인 극궤도를 95분 29초의 주기로 돌고 있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미사일 추적 결과 북한이 성공적으로 물체(위성)를 궤도에 진입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이 실제로 위성이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데는 적어도 12시간이 걸린다.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오후 "북 로켓의 1ㆍ2ㆍ3단 추진체는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평가되며, 북한이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탑재물이 정상적으로 궤도에 진입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은 미사일 발사 후 오전 10시, 북한군의 추가적인 국지 도발을 방지하기 위해 경계태세를 진돗개 셋에서 진돗개 둘로 상향 조정했다.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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