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통 큰 행보는 계속된다.
류현진(25)은 지난 10일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연봉 협상을 마쳤다. 다저스는 계약 후 5일 이내에 입찰액인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를 한화 구단 계좌로 보내야 한다. 아직 입금된 상태는 아니지만, 한화 구단은 22%의 세금(약 5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30억원의 사용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12일 "야구 발전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 큰 틀이다. 230억원은 단순한 이적료가 아닌 프랜차이즈 스타의 가치를 인정 받은 소중한 돈"이라며 "다양한 사용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곧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유소년 야구 육성과 인프라 구축에 사용할 예정이다. 한화는 10구단 체제로 확장된 프로야구 시스템과 달리 유소년 야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가장 먼저 써야 할 곳은 차세대 한국 야구 스타들에 대한 투자"라고 했다. 한화는 충청도 지역의 초ㆍ중ㆍ고교 야구부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 장학회'를 만들어 야구 인재들에게 꾸준히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평소 갖고 있는 사회인 야구에 대한 관심도 이번에 적극적인 투자로 보여줄 계획이다. 현재 전국에 취미 삼아 즐기는 '동네야구'팀은 약 3,000개가 넘는다. 국민생활체육회 전국야구연합회에 등록된 팀은 16개 시도연합회와 77개 시ㆍ군ㆍ구연합회 산하에 약 5,215개다. 이 외에도 지역별, 직업별 동호인팀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하지만 마음 놓고 경기할 장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국내엔 비정규 야구장까지 합쳐도 경기장이 380여 개에 불과하다. 한화가 이적료 중 일부를 야구장 건립 비용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는 이밖에 1군 대전 구장과 2군 서산 구장에 대한 투자, 선수들 복지 향상을 위한 지원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조만간 사용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한화는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잇달아 통 큰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최영필(SK) 구제'가 첫 신호탄이다. 당시 최영필은 FA(자유계약선수) 보상 규정 탓에 미아로 떠돌았지만 한화가 FA 보상 권리를 포기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후 박찬호를 선수단에 포함시키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을 했고, 지난 11월 은퇴 과정에서도 한국 최고의 야구 스타를 최대한 배려했다.
류현진의 해외진출 허용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상 해외 진출을 불허할 수도 있었지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OK 사인을 내렸다. 박찬호는 구단의 이런 결정에 "한화에 존경심을 표한다"고 했고 류현진 역시 수 차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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