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사된 북한의 은하 3호 로켓을 가장 먼저 탐지해낸 것은 이번에도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이었다.
오전 9시 51분 20초. 충남 태안군 서남쪽 166㎞ 서해 바다에서 북측을 감시하던 세종대왕함은 은하 3호가 동창리에서 발사된 것을 포착, 미사일로 식별했다. 발사 94초만이었다. 군 관계자는 "함정 전투정보실에서 움직임을 추적하다 지상 13㎞ 지점에서 미사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본과 미국의 이지스함도 서해안에 배치됐지만, 발사지점에서 가장 인접한 지역에 배치된 우리 군보다 파악이 늦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발사 때도 세종대왕함은 미군의 이지스함보다 먼저 미사일 발사를 포착했다.
세종대왕함에 이어 전북 군산 서해안과 제주도 서해안에 각각 배치된 율곡이이함과 서애류성룡함도 잇달아 미사일의 궤적을 포착, 9시 58분 26초에 미사일이 일본 오키나와 상공을 지나 레이더망을 사라질 때까지 추적했다. 또 미사일의 1ㆍ2단이 분리된 것과 1단 추진체와 페어링(장거리 로켓 덮개)이 낙하한 정확한 지점까지 파악했다.
이지스함의 신속한 미사일 탐지는 SPY-1D(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를 보유한 덕분이다. 이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1,000㎞에 이르고, 동시에 1,00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지난 9월 첫 도입된 조기 경보통제기 '피스아이'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실전배치된 이스라엘제 조기경보레이더 '그린파인'도 북한 로켓을 탐지해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일찌감치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기지에 미사일 감시기인 코브라볼(RC-135S)을 배치하고 한반도 서해에 이지스 구축함을 투입했다. 또 탄도미사일 탐지 전용 레이더인 SBX-1(해상 기반 X-밴드 레이더)을 하와이에서 필리핀 인근 해역으로 보내 미사일 궤적을 추적해 분리된 2단 추진체가 낙하한 시간을 확인한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은 조기경보위성(DSP)과 KH-11 등 첩보위성도 동원했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북한의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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