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이 추진 중인 서남해안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사업에 걸림돌이 많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걸림돌로는 인공구조물 설치로 인한 자연훼손과 갯벌에 관한 연구데이터 부족, 갯벌 보존을 위한 인식 부족 등이다.
이같은 지적은 세계유산 등재 추진 준비위원회가 지난 7월 전북 부안~전남 순천에 이르는 서남해안 갯벌 6곳의 유산을 지역별로 평가한 결과다.
문화재청은 2010년 전남의 무안 보성벌교 순천만 신안다도해, 전북의 부안줄포만 고창곰소만 등 6개 시ㆍ군의 갯벌을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으로 등록하고 정식 등재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이 지역은 모래갯벌과 방풍림, 배후습지에 염전·논이 있는 전형적인 한국형 갯벌로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 곳은 네덜란드·독일·덴마크의 와덴해, 미국 조지아주 연안, 브라질 아마존강 하구, 캐나다 동부 연안 등과 같이 세계적으로 자연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의 현지답사와 보고서에서 나온 평가는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자연미와 차별성이 떨어지고 지질학적 가치도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무안 갯벌의 경우 갯벌센터를 건립하면서 갯벌 일부가 훼손되고 인공적 해안으로 원형이 변형돼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으며, 보성벌교 갯벌은 체험시설이 기수역 환경을 극도로 훼손하고 고속도로 교량이 세계유산 등재에 매우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진위는 교량을 현수교 형태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잘 알려져 한 해 200여만명의 관광객을 자랑하는 순천만 갯벌은 세계유산 신청 자격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됐다.
추진위는 보존상태도 좋고 지방자치단체의 추진 의지는 높으나 인공적인 시설로 인해 경관적 가치가 떨어지고 생태계가 훼손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했다.
내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시기에 맞춰 건설 중인 순천만경전철 사업과 생활하수 유입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추진위는 순천만경전철 사업을 다시 검토하고 갈대밭에 설치한 나무길을 제거하는 등 관광객 억제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이밖에 부안줄포만 갯벌은 사유지가 너무 많고 인위적 시설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신안 다도해 갯벌은 보존 상태가 좋고 와덴해와의 차별성도 유리하다며 6곳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추진위 문경오(목포대 교수) 위원은"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원형 보존을 비롯 기존 유산과의 차별적 가치와 생태학적 생물학적 지질학적 가치, 보존을 위한 관리시스템 구축 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 같은 결과에 따라 각 시ㆍ군에 보완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르면 이달 중으로 우선 등재 추진 지역을 확정할 예정이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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