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한국인 투타 맞대결이 메이저리그에서 펼쳐진다.
류현진(25)이 LA 다저스와 계약을 한데 이어 추신수(30)가 12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에서 신시내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추신수가 아메리칸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넘어오면서 '꿈의 대결'이 성사됐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신시내티와 서부지구 다저스는 내년 총 7차례 맞붙는다. 7월26일부터 29일까지 다저스의 홈 구장인 다저스타디움에서 4연전으로 처음 격돌하고, 9월7부터 9일까지는 신시내티의 홈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3연전을 펼친다. 단 가정은 있다. 추신수는 주전 자리를 꿰차고, 류현진은 선발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렇게 되면 최대 2경기에서 마주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한국인 투타 대결이 이뤄진 건 2010년 7월30일이다. 추신수는 당시 뉴욕 양키스 소속이던 박찬호(39ㆍ은퇴)와 한 차례 대결해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한국인 투타 대결은 2004년 4월14일 투수 김선우(몬트리올)가 타자 최희섭(플로리다)을 우익수 뜬 공으로 처리한 것을 시작해 총 7차례 이뤄졌다.
추신수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내년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추신수는 앞서 클리블랜드와의 연장 계약을 두 차례 거부했다.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고 싶은 의욕이 너무 강했고,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클리블랜드의 재정 상황도 무시할 수 없었다.
추신수는 결국 클리블랜드-신시내티-애리조나의 삼각 트레이드로 팀을 옮겨 새 출발을 한다. 추신수로선 시애틀, 클리블랜드에 이은 세 번째 팀이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 내야수 제이슨 도널드와 현금을 얹어 신시내티로 보내고 외야수 드루 스텁스와 유격수 유망주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데려왔다. 이후 그레고리우스, 불펜 투수 토니 십, 1루수 라스 앤더슨을 애리조나로 다시 보낸 다음 투수 트레버 바우어, 맷 앨버스, 브라이언 쇼를 받는 3대3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올해 495만달러(약 53억원)를 받은 추신수는 신시내티와 연봉 조정을 거치면 이번 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몸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신시내티는 올해 97승65패로 워싱턴(승률 0.605)에 이어 메이저리그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승률 5할9푼9리를 기록한 강호다. 비록 디비전 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에 패했지만 내년에도 포스트시즌에 오를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신시내티는 추신수를 중견수 톱타자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월트 자케티 신시내티 단장은 "추신수 영입으로 톱타자 공백을 메웠다"며 "공ㆍ수에서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선수이며 테이블 세터로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155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와 16홈런 67타점 21도루를 기록했다. 1번 타자로는 99경기에 나가 타율 3할1푼과 12홈런 42타점에다 출루율 3할8푼8리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통산 성적은 699경기 출전에 타율 2할8푼9리 83홈런 373타점 85도루다. 2009년과 2010년에는 2년 연속 3할 타율과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공격은 상관없지만 수비가 문제다. 추신수는 주로 우익수로 뛴 탓에 중견수 포지션이 낯설 수 있다. 추신수의 중견수 출전 경험은 10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신시내티에는 이미 주포 제이 브루스가 우익수 자리를 꿰차고 있어 포지션 변경이 불가피하다. 신시내티는 추신수의 공격력이 수비력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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