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내포신도시 공익 캠페인 협찬에 삼성 계열사가 참여한 것에 대해 12일 공개 사과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도민의 입장에서 볼 때 삼성중공업이 피해 보상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현실에서 삼성계열사의 협찬을 받은 도청 이전 홍보 광고가 나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려 깊지 못한 일이었고, 이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안의 가장 큰 책임은 저에게 있다. 도지사인 제가 무거운 책임감으로 처리해 나가겠다"며 "이 문제는 물론, 향후 피해주민 배·보상 문제에 이르기까지 조속히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는 캠페인 광고에 대해 "충남도청 이전의 의미와 내포시대의 비전을 널리 알리고, 충남 도민의 역량을 함께 모아 가자는 취지의 공익 캠페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전날 서해안 유류피해주민 대표들을 직접 만나 사과하기도 했다.
충남도는 지난 9월 관내 소재 다수의 유력 기업에 내포신도시 도청 이전 공익 캠페인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천안·아산에 소재한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계열사들이 방송국에 협찬한 '공익 스팟'이 11월 하순부터 방영돼 피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10일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잠정보류하고 "서해안 유류사고가 발생한 지 5년이 넘도록 피해 주민들이 제대로 배·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고, 사고에 책임이 있는 삼성 측의 불성실한 태도에 주민들이 분노하는 상황에서 공익광고 협찬을 받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도지사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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