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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2월 13일] 아아, 신춘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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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2월 13일] 아아, 신춘문예

입력
2012.12.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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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만 있다는 신춘 문예 시즌이다. 많은 이들이 마음 졸이며 정성껏 작품을 마감하고, 우체국으로 달려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우편 접수를 했을 터다.

신춘 문예를 포함해 신인 공모의 심사에 몇 차례 참여해 본 자로서 조심스럽게 말을 하자면, 심사 위원들이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은 이 응모자가 얼마나 문학적으로 훈련이 되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자신의 기본기와 숙련도를 한 작품 안에서 얼마나 검증해 내느냐의 여부가 당락을 가르는 것이다.

신춘 문예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재’를 뽑자는 것이 아니다. 심사 위원들은 응모자가 얼마나 혹독하게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연마해 왔는지, 얼마나 치열하게 세상의 아픔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 안았는지, 그리고 문학적 열정을 섬세하게 벼려 왔는지의 흔적을 찾아낸다. 다시 말하지만 당선권 작품이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건 문학적 숙련도다. 거기에 더해 오늘의 문학을 내일의 문학으로 갱신하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색깔을 입힐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빼어난 기성품을 보는 듯 매끈한 작품, 패기를 가장한 치기만 나열되어 있는 작품의 허술한 뼈대와 강기는 금방 탄로 난다. 요행을 바라지 마라. 매섭고 독한 수련의 시기를 거친 자는, 마치 옹이처럼 자신의 영혼에 돋을새김을 남기고 그것은 그가 쓰는 작품의 행간에 고스란히 스민다. 이건 흉내 내거나 모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분투했던 이여, 그대에게 백 배 천 배의 보상이 있으리라.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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