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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1만3000㎞ 넘을 수도… 미국 본토 전역 타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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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1만3000㎞ 넘을 수도… 미국 본토 전역 타격 가능

입력
2012.12.1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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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사실상 성공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들어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거의 손에 넣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이날 쏘아올린 인공위성 발사체 '은하 3호'는 ICBM으로 전용하면 사정거리가 1만3,000㎞를 넘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ICBM은 사거리 5,500㎞ 이상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뜻한다.

군 당국도 북한이 잇단 장거리 로켓 발사를 통해 ICBM 개발에 필요한 단 분리, 유도제어 기술 등에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에 북한이 쏜 인공위성 발사체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추진체와 유도조정장치 등에 쓰이는 핵심 기술이 동일하다. 로켓에 위성을 탑재하면 우주 발사체이지만 탄두를 결합할 경우 탄도미사일이 된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추진시스템과 유도조정장치, 탄두, 재진입체로 구성된다. 북한의 이번 발사 성공으로 일단 입증된 것은 탄두를 먼 곳까지 운반할 수 있도록 하는 추진체 기술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오늘 쏜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 연소시간은 162초로 4월 발사 당시의 130초보다 32초 길어졌다"며 "이에 따라 사거리도 1만㎞ 이상에서 1만3,000㎞ 이상으로 늘었으리라는 게 로켓 전문가들의 추정"이라고 밝혔다. 전체 로켓 추진력의 70%를 차지하는 1단 추진체의 연소시간이 길어지면 미사일 사거리가 늘어난다. 사거리 1만3,000㎞면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의 로켓 유도제어 기술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북한은 2009년 4월 '은하 2호' 발사 당시 기존 추력벡터제어기(TVCㆍ엔진 노즐의 방향 조절로 로켓 자세를 바꿔주는 장비)에 자세제어장치(DACS)를 추가했는데 이번 로켓에도 이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1, 2, 3단 추진체 분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서 단 분리 기술도 증명됐다.

관건은 중ㆍ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가장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로 꼽히는 재진입체 기술이다. ICBM은 대기권 재진입 때 최고 마하20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6,000~7,000도의 고열이 발생한다. ICBM 탄두는 이런 고열과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ㆍ경량화 기술이 어느 정도인지도 관심거리다. 한 전문가는 "ICBM에 탑재할 수준은 아니어도 핵탄두를 500~1,000㎏으로 소형화한 파키스탄과 북한이 연결된 만큼 1,000㎏까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회의에서 로켓에 실린 물체가 위성 기능을 하기엔 턱없이 모자라는 100㎏ 정도밖에 안 된다는 점을 근거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는 사실상 ICBM 실험"이라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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