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tles의 노래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를 두고 비틀즈가 실제로 마약을 한다는 소문이 났었다. 노래 제목 속에 LSD가 있는데 이것은 분명 환각제 마약 LSD를 지칭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노래를 작사한 John Lennon은 그건 우연히 그렇게 보일 뿐이며 사실은 자신의 아들이 그린 그림 속의 인물을 담아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를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렇게 제목을 다는 데에는 비유(trope)도 사용되고 연상하기 쉬운 말이 동원되기도 한다. 때로는 익숙한 표현으로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도록 이를 일부러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Beatles 의 위 제목은 '그럴 듯한 제목(justified title)' 달기에 해당된다. 인터넷상에서는 제목으로 독자를 낚시질(click or Bait)하기도 하고 잡지에서는 언어적 유희(fun-based title)나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되는 제목(Dual meaning title)을 달기도 한다. 내용의 한 토막을 제목을 삼는 경우(Title Drop), 주연 배우들의 특징을 제목으로 뽑는 경우(Eponymous Title) 등의 다양한 방법이 이에 동원되기도 한다.
최근 TIME지에서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를 표지에 싣고 한국의 대선 상황과 배경을 다뤘다. 세계적 시사 주간지 커버에 한국의 대선관련 뉴스가 실린 것이 갑자기 또 다른 뉴스거리가 된 것은 커버에 실린 'strongman's daughter'의 의미가 엉뚱하게 해석됐기 때문이다. 사실 1800년대에는 strongman을 글자 그대로 '힘센 사람' '장사'등의 뜻으로 해석했다. 물론 지금도 유럽 등지에서는 '힘센 사람 뽑기 대회(Strongman Contest)'가 열리고 통나무 옮기기, 두꺼운 책 찢기 등의 힘 자랑이 열린다. 이때 사용되는 단어는 글자 그대로 해석되기 때문에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사 용어나 정치 사회적 표현으로서의 'strongman'은 오직 '독재자'의 뜻으로만 풀이된다. 이에는 더 이상의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는 'strongman's daughter'를 '독재자의 딸'이 아닌 '강력한 지도자의 딸'로 풀이했다. 이에 TIME지는 인터넷 판을 통해 'strongman'을 아예 'dictator(독재자)'로 교체했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머쓱해지고 말았다. 기사는 '그녀가 논란이 되는 아버지의 과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부제 내용까지 달고 박후보가 독재자의 딸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지적한 것이었다. 따라서 strongman을 강력한 지도자로 해석해 운운한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을 넘어 하나의 억지이자 무지의 소치가 됐다. 단순 언어를 넘어 제목 달기의 비유법 사례도 모르면서 오직 정치적 계산 하나로 억지 해석을 한다는 것, 이는 선진국 문턱에 있는 한국의 위상에 비춰봤을 때 매우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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