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과 한국일보사가 공동 주최하는 문장 청소년문학상 2012년 10월 시 장원에 한승용(상산고ㆍ필명 韓雪)군의 ‘나무가 있던 자리’가 선정됐다.
이야기글에서는 최선혜(분당 이우고ㆍ최 솔)양의 ‘비염’, 생활글에서는 김효정(장안제일고ㆍ썬더볼트)양의 ‘사방으로 놀러오세요’, 비평ㆍ감상글에서는 성현아(서운중ㆍCamille)양의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고 위대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가 뽑혔다. 당선작은 문장글틴홈페이지(teen.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한국일보사와 문화예술위, 전국국어교사모임은 문장글틴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청소년 글을 공모하고 있다.
나무가 있던 자리
韓雪
풀이 누웠다
먹구름이 꼈다
바람이 날카롭게 불었다
비가 모든 것을 세차게 때리기 시작했다
나뭇가지들이 아지랑이처럼 흩날렸고
잎들은 찢겨진 지 오래였다
태풍 오던 그 날
나무 하나가
온몸을 다해 흔들리고 있었다
그늘 하나가
휘청거리더니 꺾여져버렸다
나무가 있던 자리
나무가 있었던 자리
비어있었다
온갖 빛들이
온갖 어둠들이
온갖 허공들이
빈 자리를 메우려고 몰려들었지만
나무가 있던 자리
여전히
비어있었다
▲ 선정평
강퍅한 태풍에게 나무는 단 한 발짝을 양보했나 봅니다. 그것이 영영 사라지는 일일 줄 몰랐을 리 없는데도 온몸으로 바람 속을 살았나 봅니다. 그러니 나무가 떠난 자리는 비워진 채 나무의 영혼과 일생이 머무는지 모릅니다. 유종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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