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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특유 '짤방 사진'에서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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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특유 '짤방 사진'에서 아이디어"

입력
2012.12.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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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인기 프로그램들이 방영되면 인터넷에서도 곧 화제가 된다. 방송을 담은 한 두 장의'스샷(스크린샷)'등 화제의 장면들이 인터넷 뉴스나 블로그, 카페 등에서도 등장한다. 방송을 못 본 이들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유튜브나 방송국 홈페이지를 찾거나 파일 공유 사이트에서 다운로드를 받는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경우에 따라 비용도 발생한다.

이런 번거로움을 단박에 없애주는 서비스가 있다. KT 계열사인 엔써즈가 지난 5월 선보인'이미디오'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7개월 만에 다운로드 148만 건, 한달 평균 재생 수 600만 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플러그인'이라는 서비스를 설치한 후 인터넷 검색을 하다 스샷이 나오면 자동으로 재생버튼이 뜬다. 이것을 누르면 사진의 장면이 포함된 3분 가량의 영상을 볼 수 있다. 사진으로 동영상을 검색해주는 것이다. 이름부터 '이미지'와 '비디오'의 합성어다.

사실 이런 형태의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 우선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 엔써즈는 정지된 화면을 보고 저작권이 있는 영상인지를 분별해 내는 '핑거프린트'라는 특허기술을 보유 중이다. 이로 인해 방대한 동영상을 인지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미디오의 검색 대상은 공중파와 케이블 등 총 12개 채널. 엔써즈는 이 채널들을 24시간 동안 녹화해 총 4만 시간, 약 40테라바이트(TB)에 달하는 동영상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이 동영상 검색 서비스로 진화한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다름 아닌 한국 특유의 인터넷 문화인'짤방(짤림방지)'이 배경이 된 것. 짤방은 디지털카메라 전문 동호회로 출발한 국내 최대 인터넷커뮤니티의 운영 원칙에서 비롯됐다. 사진을 함께 올려야 게시물이 삭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재형(31) 엔써즈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 유명한 짤방 사진으로 돌아다녔는데, 이게 어느 애니메이션에 나오는지 찾아주면 좋아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게 이미디오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디오의 개발을 주도한 이들의 나이는 30대 전후로 대부분 인터넷 커뮤니티의 '열혈' 활동가들이다. 이호성(29) PM은 "이런 사이트들에서 이미디오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며 "이미디오는 한국에서 먼저 탄생할 수밖에 없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이들은 연초에 시범 서비스를 할 때부터 성공을 예감했다고 했다. 시범 서비스 기간 동안 10만 명 이상의 유저가 모였고 초대장을 달라는 댓글이 쇄도한 것. 최근에도 유입되는 전체 트래픽의 50% 가량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들이다.

전례가 없는 서비스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적지 않다. 신화용(29) 프로젝트 매니저(PM)는 "김정일 패러디 사진에 재생버튼이 떠서 눌러보니 드래곤볼 만화가 나오는 식"이라며 "한 기업의 로고를 클릭했더니 총수가 구속되는 영상이 나와 항의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이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이호성 PM은 "기업 로고 해프닝을 겪으면서 이를 광고로 활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아예 개별 사이트들과 제휴를 하는 것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모바일 서비스의 출시도 앞두고 있다. 이재형 CTO는 "이미디오의 특성상 모바일에서 더 강한 폭발력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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