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코트에'서울의 봄'을 알리는 훈풍이 불고 있다. 서울을 연고로 한 SK와 삼성이 나란히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0일 현재 SK는 KB 국민카드 2012~13 프로농구 정규 시즌에서 5연승을 거두며 14승4패로 모비스와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은 4연승과 함께 10승9패로 KGC 인삼공사와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2007~08 시즌 이후 5년 만의 동반 플레이오프 진출이 결코 꿈이 아니다.
악몽 같은 지난 시즌을 보냈던 SK와 삼성은 올 시즌 6강 진출이 버거울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두 팀 모두 지난 시즌의 아킬레스건을 성공적으로 치유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SK는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팀으로 한데 묶이지 못한다는 결점이 지적됐다. 끈기와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보 사령탑' 문경은 감독이 팀을 하나로 아우르는데 성공했다. 포인트 가드로 변신한 김선형(187㎝)이 에이스로서 팀의 중심을 확실히 잡고 있고 주포 애런 헤인즈(201㎝)는 경기당 19.7점을 넣으며 기복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11월 초반 2연패를 당하며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곧바로 5연승을 신고하며 강자로 자리를 굳혔음을 확인시켰다. 김선형이 손가락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김민수(200㎝)가 팔꿈치 부상으로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흔들림이 없다. 알렉산더 존슨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던 지난 시즌과는 딴판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명가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입었다. 13승41패로 정규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총체적인 난국이었다. 부상 선수가 속출했고 용병 농사도 실패했다. 초보 사령탑 김상준 감독은 위기 국면을 제대로 타개하지 못했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김동광 감독이 사령탑에 부임한 올 시즌 삼성은 끈끈한 뒷심으로 플레이오프 진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시즌 삼성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부실한 수비였다. 무려 경기당 81.4점을 허용했다. 신임 김동광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후 지속적으로 수비를 강조했다. 정규 시즌 3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현재 삼성의 수비는 지난 시즌에 비해 괄목할 발전을 보였다. 삼성은 올 시즌 경기당 70.2점을 허용하고 있다. 공동 선두를 달리는 SK, 모비스에 이어 세 번째로 적은 실점이다.
실책 남발은 개선돼야 할 점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경기당 15.4개의 실책을 범했다. 올 시즌에도 경기당 13.1개로 10개 구단 가운데 8번째로 실책이 많다. 박빙의 중위권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책을 줄여야 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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