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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지상갤러리] 모란과 파란 델피니엄이 담긴 작은 화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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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지상갤러리] 모란과 파란 델피니엄이 담긴 작은 화병

입력
2012.12.1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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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료를 지불할 돈이 없어서 자칫하면 그림을 완전히 포기할 뻔 했단다. 하지만 일단은 단순하게 꽃을 그리면서 색채를 연구해 보기로 마음먹었어. 빨간 양귀비, 파란 수레국화, 물망초, 흰색과 빨간색의 장미, 노란색 국화 등을 그리면서 색채 대비를 연구하고 있어. 야만적으로 느껴질 만큼 극단적인 이 색들을 서로 조화시키려고 한단다." (1886년 8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

반 고흐의 꽃 정물화하면, '해바라기'와 '아이리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들 작품이 가진 오묘한 색채는 1886년부터 시작된 꽃 정물화를 통한 색채실험이 아니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다. 편지에 나온 대로, 네덜란드에서 파리로 옮겨온 반 고흐는 어두운 물감을 내려놓고 화려한 원색으로 35~40점의 꽃 정물화를 완성했다. 모델료가 없던 반 고흐에게 지인들이 자주 꽃을 선물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화면 중앙에 화병을 놓는 전통적인 구도를 따랐지만 물감을 두껍게 사용하는 임파스토 기법을 통해 꽃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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