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백화점에서 가장 사람이 몰리는 곳은 명품 매장도, 화장품 코너도 아닙니다. 식품관 이색 먹거리 공간입니다. 5평 안팎의 작은 공간에서 해외 유명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맛 좋기로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유치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습니다. 최대 1시간까지 기다려야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랍니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밀가루 반죽을 둥글게 말아 튀긴 독일 로텐부르크 지역의 전통과자 슈니발렌(사진)입니다. 오후 1시쯤이면 인기 제품은 모두 동이 나고 오후 4시 전후면 전 제품이 매진된다고 합니다. 옛날 꽈배기 맛 과자에 단감이나 초콜릿을 입혀 12종류로 맛을 다양화하고, 나무망치로 깨뜨려 먹는 독특한 재미를 더한 것이죠. 슈니발렌은 지난 8월 중순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에 문을 열고 3개월간 3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두각을 나타낸 뒤 현재 주요 백화점에서 17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이달에만 홍대 직영점을 포함, 14개 매장을 새로 내며 무섭게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슈니발렌으로 재미를 본 신세계 백화점은 7일 서울 강남점 1,2층에 각각 5평, 7평 규모로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디저트 과자인 마카롱을 파는 가게‘라뒤레’ 매장을 열었습니다. 개당 3,500원으로 고가지만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늘 40여명 정도가 줄을 서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정용진 부회장도 페이스북에 관련 팸플릿 사진을 올리며 관심을 표시했습니다.
대만의 버블티 브랜드 ‘공차’도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영플라자를 비롯, 주요 백화점에 속속 입점했습니다. 중국 왕실이 마시던 차 맛을 살려 2006년 출시한 브랜드인데요. 지난달 초 영플라자 3층에 9평 규모로 카페를 열었는데 11월 한 달에만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합니다. 색다른 디저트 음료를 찾는 수요와 맞물린 결과입니다. 영플라자 3층은 원래 가장 유동 고객이 적은 곳인데 공차 덕분에 인근 직장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 유입 효과까지 있다고 합니다. 이색 먹거리들이 고객의 호기심과 입맛을 사로잡으며 불황에 허덕이는 백화점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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