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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는 ‘에너지 제로’ 아파트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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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는 ‘에너지 제로’ 아파트 경쟁

입력
2012.12.11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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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광교 아파트 관리동 등 4곳에 냉난방비 0원 건물 선보여, 대우건설 냉ㆍ난방비 70% 줄인 아파트 분양 등 건설사 기술개발 각축, 건축비 15∼20% 비싸지만 입주민 비용 절감ㆍ온실가스 감축 효과

경기 수원시 아파트에 냉난방비가 전혀 들지 않는 건물이 완공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원시 광교 대림 ‘e 편한세상’단지 내의 주민센터 등 부속동 4개가 바로 ‘에너지 제로’건물이다. 단열기술 등을 활용해 건물의 열손실을 일반 건축물보다 80% 줄이고 나머지 20%는 지열을 이용해 보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에너지 제로 건물은 일반 아파트보다 건축비가 15∼20% 정도 더 들지만, 냉난방비 절감으로 건축비 이상의 비용절감 혜택을 입주민에게 돌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림을 비롯 국내 건설사들 사이에서 일부 부속 건물뿐 아파트 전체를 ‘에너지 제로’단지로 만들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에너지 비용 급등과 지구 온난화 등으로 친환경 주택 선호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건설사들도 이에 발맞추는 동시에 미래 주택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대우건설은 올 8월 위례신도시에 표준주택 대비 냉ㆍ난방비를 70% 줄인 송파푸르지오를 분양했다. 대우건설은 세대 외벽의 단열재 두께를 기존보다 3배 이상으로 두껍게 하고 외부창호는 22mm 로이 아르곤(단열 및 자외선ㆍ소음 차단 효과가 뛰어난 유리) 이중창을 사용해 열 손실을 줄이고 조명 일부는 발광다이오드(LED) 램프를 사용했다. GS건설도 같은 달 동탄2신도시에서 표준주택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40∼50% 줄인 GS 동탄센트럴자이를 분양했다. GS건설은 각 가구에 고성능 단열재와 고효율 전열교환 환기시스템을 적용해 난방비를 절감했다. 이밖에 공동시설에는 태양광 발전시스템과 우수 재활용시스템을 도입 공동관리비를 절감했다.

건설사들은 에너지 최소화 아파트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 연구기관을 설립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대림산업은 대전 대덕단지 내에 주거환경연구센터를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에너지 제로’를 포함한 친환경 건축 관련 모든 실험이 이뤄진다. 또 일반인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냉난방 에너지가 거의 사용되지 않는 모델 가구를 꾸며놓았다.

정부도 에너지 제로 주택의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2009년부터 20호 이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주택의 건설기준 및 성능평가 지침’ 고시를 운영 중이다. 이 고시에 따라 건설사들은 설계단계부터 단열재 사용과 창호 등을 정부 기준에 맞춰야 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제도 도입 당시 에너지 사용량 절감률은 표준주택 대비 15%였으나 이달 초 30%까지 향상됐다. 정부가 아파트에 대해 에너지 사용 감축을 강조하는 이유는 주택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만만치 않아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25%가 건축물에서 나오고 이 중 절반이 주택에서 발생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건축비 상승 부담이 있지만 환경을 쾌적하게 하고 입주자들의 비용은 절감하는 효과가 쾌 크다. 국토부의 연구 사례에 따르면 일반주택 대비 에너지 절감률이 30%인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경우 건축비가 163만원 증가하지만 난방ㆍ전기비 절감은 매년 13만5,000원으로 12년이 되면 비용이 상쇄된다. 아파트의 내구 연한을 30년으로 잡는 다면 비용절감 효과가 상당하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멀지 않은 장래에 에너지 사용 최소화 아파트가 보편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가처분소득 감소로 입주자들에게 관리비 지출 축소가 중요해지면서 건설사들도 에너지 사용 최소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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