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워크숍에 민간인 여성들을 동행시켜 버스에서 술판을 벌이고 음담패설을 나누게 한 경찰 간부에 대한 징계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2부(부장 김창보)는 전 서울 강동경찰서 수사과장 A(55)씨가 "감봉 2개월 징계는 부당하다"며 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워크숍이 유희성 행사가 되지 않도록 운영하라는 상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친분이 있는 여성 등을 참석시켜 분위기를 혼탁하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징계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거나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A씨는 지난해 4월23일 계룡산에서 열린 강동경찰서 수사과 워크숍에 40대 B씨 등 민간인 여성 4명을 데려온 뒤 이동 중인 버스에서 "분위기 좀 띄워보라"며 노래를 하고 여성들과 부하직원들이 음담패설을 나누는 것을 방조했다. A씨는 워크숍이 끝난 뒤 남자 직원 3명과 함께 이 여성들과 호프집에서 4:4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워크숍에 참석했던 여경들은 이후 상부에 진정을 냈고, A씨는 '참석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야기하고 버스의 안전운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감봉 2개월 징계를 받았다. A씨는 인사 발령을 받고 현재 서울시내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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