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와 소설을 통해 잘 알려진 비운의 '조선 마지막 황녀' 덕혜(德惠ㆍ1912~1989) 옹주의 유품전이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옹주 탄생 100년, 환국 50년을 기념해 11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덕혜옹주'특별전을 연다. 그의 일생과 대한제국 황실의 생활상을 조명할 수 있는 그의 복식과 장신구, 혼수품 등 유품과 관련 기록물이 나온다. 조선 여성 복식 일종인 당의(唐衣)를 비롯해 옹주가 10세 이전에 입은 유아복과 소녀시절 옷가지가 포함돼 있다. 도쿄의 '일본 문화학원 복식박물관'과 후쿠오카의 '규슈국립박물관'이 소장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첫 전시된다. 복식박물관 소장품은 덕혜와 이혼한 소 다케유키가 조선왕실에서 보낸 다른 혼례품과 함께 영친왕(英親王) 부부에게 1955년 돌려보낸 것이다.
덕혜옹주는 고종이 예순이 되던 해인 1912년 5월 25일 궁녀 귀인(貴人) 양씨에게서 얻은 외동딸이다. 옹주의 일생은 순탄치 않았다. 이복 오빠 영친왕처럼 인질 격으로 1925년 일본에 억지 유학한 후 적응하지 못하고 1930년부터는 조현병(정신분열병) 증세까지 나타났다. 19세이던 1931년 일본 조정의 명령으로 쓰시마 도주의 후예와 정략 결혼했으나 1946년부터 15년 동안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1953년에는 자신도 모르게 이혼당했고, 1955년 그의 외동딸도 23세 나이에 일본 남알프스 산악지대에서 실종됐다.
덕혜옹주는 해방이후에도 귀국하지 못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봐 옹주의 귀국을 허락하지 않았다. 1961년 일본을 방문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주선으로 고국땅을 밟았다. 이후 이 여사와 함께 창덕궁 낙선재에서 지냈지만 실어증과 지병으로 고생하다 1989년 4월 21일 창덕궁 수강재에서 76세로 타계했다. 아버지 고종황제의 능인 홍릉 뒤에 묻혔다.
이처럼 한 많은 옹주의 일생은 1996년 MBC 광복 특집드라마 '덕혜옹주'와 KBS의 '한국사-라스트 프린세스 덕혜옹주' 등으로 조명됐고, 2010년에는 소설가 권비영씨가 (다산책방 출간)를 펴내기도 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