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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롯데·신라면세점 매년 수백억 적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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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롯데·신라면세점 매년 수백억 적자 왜?

입력
2012.12.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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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면세시장은 지난해 기준 460억달러(약 52조원) 규모다. 우리나라의 면세시장은 그중 10%에 달하는 5조원 대, 올해는 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2조6,000억원에 불과했던 면세시장이 해외 관광객과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려한 고성장 이면에는 낮은 수익성이라는 그늘이 있다. 백화점의 영업이익률이 10~20%(대형 3사 평균 16%)에 이르는 반면 면세업의 영업이익률은 4~8%로 낮은 편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신라 4.3%, 동화 3.9%, 파라다이스 4.5% 수준이었고, 롯데만 8.0%의 이익률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대수수료다. 공항면세점 사업자는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하고 있는데, 현재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의 35%를 공항 측에 내고 있다. 면세사업의 특성상 원가율이 매출액의 70%에 이르는 상황에서, 마진(30%)보다 많은 35%를 임대료로 내고 있으니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면세점의 경우 임대료 외에도 유명 브랜드를 유치하는 능력이나 마케팅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는 반면 인천공항공사는 입찰 시 거의 임대료만으로 업체를 평가해 높은 임대료를 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인천공항은 무려 6,000억원에 이르는 임대료 수입을 올렸다. 이중 5,500억원이 롯데와 신라 두 면세점이 낸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와 신라 모두 인천공항에서만 매년 수백억씩 적자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면세점들이 담배와 술 판매로 '땅 짚고 헤엄치기'장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패션부문은 해외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는 능력이라도 요구되지만 주류와 담배는 앉아서 장사하는 것이니까, 중소ㆍ중견기업에 넘겨줘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 쪽 역시도 적자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주류ㆍ담배사업 부문 누적적자가 400억원에 달한다"면서 "이는 이 분야의 가격 결정력이 면세점 업계가 아닌 공급자에게 있기 때문으로 복수사업자로 전환되면 공급자의 협상력이 더 높아져서 오히려 소비자에게 피해가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미국 로스엔젤레스 공항, 호주 시드니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영국 히드로공항, 홍콩 쳅락콕공항 등 세계 유수의 공항들도 주류ㆍ담배 부문 사업자는 1곳에 독점권을 주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발생하는 적자는 결국 시내면세점에서 메우게 된다. 하지만 시내면세점 역시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오는 관광객들을 시내면세점에 데려오는 대가로 여행사들에게 매출의 20%에 달하는 판촉비를 주고 있다. 시내면세점이 지출하는 마케팅비는 지난해 2,031억원, 올해는 2,8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이 겉보기와 달리 '황금알 낳는 거위'가 아니고 시설투자와 마케팅비 등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대기업 독점을 깨기 위해 중소ㆍ중견기업을 진출시키더라도 과거 29개나 됐던 면세점이 현재의 10개로 줄어든 것처럼 다시금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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