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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원화' 벌써 실패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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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원화' 벌써 실패론 대두

입력
2012.12.1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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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이원화되는 내년 대학입시에서 전국 4년제 대학 중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계열을 통틀어 영어 A형만 시험을 치도록 한 대학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A형은 사실상 예체능계 전용으로 전락하고, 대다수 대학들이 A/B형 성적을 모두 인정하기로 해 수능 이원화 정책이 벌써부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난이도에 대한 구체적 기준도 아직 없어 내년 대입은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10일 2014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2014학년도 수능부터 언어ㆍ수리ㆍ외국어 영역이 각각 AㆍB형으로 이원화되고, 이름도 국어ㆍ영어ㆍ수학으로 바뀐다.

대교협이 199개 4년제 대학(교육대, 산업대 포함)의 전형계획을 취합한 결과, 경북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전남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이 인문사회계열은 국어 수학 영어 성적에 대해 B-A-B형을, 자연계열은 A-B-B형을 반영한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인문사회계열에 B-A-B형뿐 아니라 A-B-B형으로도 지원 가능하고, 자연계열은 A-B-B형만 지원 가능하다.

영어에서 A형만 택한 대학은 예체능계열 7곳뿐이다. 영어 B형을 택한 대학은 인문사회계열 65곳, 자연계열 61곳이며 A/B형 모두 지원 가능한 대학은 인문사회계열 122개 대학, 자연계열 98개 대학, 예체능 126개 대학이다. 중하위권 대학 대부분이 국ㆍ영ㆍ수에서 A/B형 모두 지원 가능해 수험생 부담을 줄이고 선택 폭을 넓힌다는 이원화의 의미가 퇴색됐다.

또한 A/B형 모두 선택한 대학들은 B형에 가산점을 각각 5~30% 주기로 하면서 내년 중하위권 대입은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A형이 B형보다 얼마나 쉽게 출제될지 알 수 없어 A형 선택이 유리한지, B형을 선택해 가산점을 받는 게 유리한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내년 고3 수험생이 고교에 입학할 때부터 전 교육과정을 선택으로 바꿨기 때문에 이에 맞춰 선택 폭을 넓혀주자는 취지로 교과부가 이원화 정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수 학생을 유치하고자 하는 대학들의 선호와 필요성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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