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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신구 '애랑'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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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 신구 '애랑' 만났다

입력
2012.12.1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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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출연 패티김 회상 "초연 당시 암표전쟁까지 정부 압력, 나흘만에 폐막"리바이벌 공연 김선영 "얼마나 열정적 무대였을까 대물림 연기 너무나 설레"

내년 2월 무대에 원작 느낌 살리며 재해석… 3D매핑 등 첨단 영상 활용

"그때 한국은 뮤지컬이 뭔지도 모르던 때인데,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훌륭한 작품이에요. 관객 반응이 대단했죠. 박수에 환호에 매진에 암표상이 쫘악 깔렸었죠. 47년 만에 다시 공연한다니, 기대가 큽니다. 지금 시대에 맞게 현대화했겠지만,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아주 궁금해요."

한국 최초 창작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의 1966년 초연 당시 주인공 애랑이었던 가수 패티 김(74)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그때를 회고했다.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소재로 예그린악단이 제작해서 내놓은 이 뮤지컬은 당시 시민회관에서 나흘간 7회 공연에 관객 1만 6,000명을 모았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서양 음악의 형식에 한국적 가락을 담고 발레 기법을 응용한 안무로 혁신적 무대를 선보이며 토착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극본 김영수, 작곡 최창권, 연출 임영웅, 안무 임성남 등 그 시절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만들었다. 오늘날 뮤지컬의 날로 제정된 10월 26일은 이 작품이 초연된 날짜다.

가히 인기 폭발이었으나 나흘밖에 공연을 못한 것은 정부의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린든 존슨 미국 대통령이 갑자기 방한하면서 연설 장소로 내줘야 했어요. 정부가 막 내려라 하면 내려야 하던 때이니까요. 여러 달 고생하면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나흘 만에 공연을 끝내려니 억울했죠."

이 작품은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내년 2월 문을 여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의 첫 공연으로 올라간다. 뮤지컬'맨 오브 라만차'등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 연출가 구스타보 자작이 3D 매핑과 홀로그램 등 최신 영상 기술을 활용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애랑은 한국 뮤지컬의 스타 배우 김선영(38). 10일 서울 성북동의 삼청각에서 47년 전 애랑 패티 김과 함께 기자들을 만난 그는 설렌다고 말했다.

"1960년대에 이렇게 세련된 뮤지컬이 올라갔다는 것이 제겐 충격이에요. 제가 좋아하고존경하는 패티 김 선생님이 했던 역을 한다고 생각하니 더욱 설레요. 늘 선생님처럼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초연 무대의 애랑은 얼마나 열정적이고 아름다웠을까요."

패티 김은 한때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 가수로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1963년 미국에갔다가 뮤지컬에 푹 빠져 1년 반 동안 오디션마다 찾아 다니며 뉴욕의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기도 했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귀국했다가 애랑 역 섭외를 받고 출연했다.

이번 리바이벌 공연은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대적 뮤지컬 형식으로 한 단계끌어 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미녀는 괴로워' 등을 쓴 이희준이 각색하고, 뮤지컬 '파리의 연인' 등의 편곡자인 이진욱이 편곡을 맡아 좀더 현대적인 감각을 보탠다. 주인공인 제주 기생 애랑의 상대역 배비장으로는 최재웅과 홍광호가 더블 캐스팅됐다. 내년 2월 19일부터 3월 31일까지 공연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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