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거래에 대한 궁금증이나 불만이 집약된 금융상담 및 민원은 경기를 많이 탄다. 올해는 불경기를 입증하듯 작년보다 금융상담 및 민원이 10% 가량 늘었다. 특히 종종 분쟁으로까지 이어지는 민원은 20%에 육박했는데 대출금리나 보험금 지급 분야가 특히 많았다. 반면 주식매매 관련 상담은 50% 이상 줄어들어 올해 증시 거래급감 현상을 반영했다.
10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1~9월 중 금융상담 및 민원 동향'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금융소비자들이 금감원에 제기한 상담 및 민원 건수(42만3,190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9%(4만5,139건) 늘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이 작은 손해에도 민감해진데다, 전반적으로 권리의식이 높아졌고 여기에 저축은행 영업정지, 보이스피싱 등 각종 사기피해도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작년보다 9.3% 늘어난 상담(콜센터 상담원과의 전화 상담 실적)에 비해 불만의 강도가 한층 센 민원(금융사와 분쟁 또는 조정이 필요한 사안을 정식 접수한 경우)은 19%나 급증했다.
민원을 분야별로 보면 은행ㆍ저축은행ㆍ카드 부문에서 대출금리 조정요청이나 채권추심 불만 등 여신 관련이 작년보다 35.3%나 크게 늘었고 저축은행 후순위채 불완전판매(31.1%), 카드사의 연회비 부당청구(32.3%) 등도 각각 30% 이상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보험 부문은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이 60.2%, 납입 보험료 환급요청(40.5%) 등의 민원이 크게 증가해 전체 업권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21.2%)를 보였다.
반면 금융투자 부문 민원은 작년보다 9.9% 감소했다. 금감원은 "국제회계기준(IFRS) 등 회계관련 민원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담 건수에서는 금융상품, 불공정거래 관련이 각각 126~209% 가량 폭증했고 주식매매는 오히려 53.6%나 급감해 눈길을 끌었다.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박장규 팀장은 "올해는 전반적 불경기 요인 외에도 서민금융 대출기피, 자동차 할부금융 급증, 실손보험료 급등 같은 크고 작은 민원 사고들도 많았다"며 "소비자들의 의식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민원 건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